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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파동' 그 이후, 씨름계는 지금

여전한 침체상황 속 씨름부활 조짐 보이는 긍정적 변화도 감지

한국씨름연맹(이하 씨름연맹)이 지난 9월 4일 전 천하장사 이만기 인제대 교수에게 연맹비방, 김재기 씨름연맹 총재에 대한 명예 훼손, 씨름인으로서의 품위손상 등의 이유로 영구제명처분을 내려 파문이 일었던 이른바 '이만기 파동'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씨름계는 현재 어떤 모습일까?

이만기 교수 영구제명 재심청구 아직도 결론 못내

당시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던 이 교수는 씨름연맹에 재심을 신청했고, 이 교수의 재심신청은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교수가 다시 한 번 소명자료를 제출했지만 아직 제반 서류미비 등을 이유로 씨름연맹에서 재심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김재기 씨름연맹총재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계류중이던 재판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만기 파동'이라는 사건 하나만을 놓고 봤을때 현재까지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지난달 13일 국민생활체육전국씨름연합회 부회장으로 취임했고, 그가 회장으로 있는 민속씨름동우회의 주축 인물들은 같은 단체의 주요 임원으로 합류한 상태다. 결국 '이만기 파동' 이후 한국 민속씨름의 황금기를 이끌던 왕년의 장사들은 친정집에서 내쳐져 먼 친척집에 얹혀사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이만기 파동', 멀어져 있던 씨름에 대한 대중의 관심 다시 이끌어내

그러나 '이만기 파동'은 침체일로에 있던 우리의 전통 스포츠 씨름의 부활을 위한 활발한 논의를 촉발시켰고, 다소 멀어져 있던 씨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이끌어내는데 나름대로 큰 역할을 한 측면이 있다.

전 천하장사 이태현이 일본 이종격투기 무대인 프라이드에 진출, 데뷔전에서 난타당하며 천허장사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일은 씨름계의 침체상황과 맞물려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아쉬움을 안겨줬지만 한편에서는 '소년장사'로 잘 알려진 전 천하장사 백승일(전 LG씨름단)의 가수데뷔 소식이 알려져 수 많은 네티즌들이 백승일에게 "꼭 성공하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쏟아내며 낯선 분야로 진출하는 왕년의 천하장사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주기도 했다.

한편 씨름연맹은 지난 9월말 국민은행을 공식 후원사로 유치, 대회개최와 연맹운영에 숨통을 틀 수 있었고,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경북 연천에서 올 시즌을 마감하며 체급 통합장사를 가리는 올스타전을 무사히 치러냈다. 그러나 프로씨름단이 단 1개 씨름단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자체팀과 실업팀 등 아마츄어씨름팀에 소속된 선수들의 참가 없이는 대회 개최 자체가 불가능한 씨름연맹의 현실은 여전히 바람앞의 촛불과 같은 위태로운 지경이다.

씨름계 한 관계자는 "현재 씨름연맹은 아마씨름의 협조없이는 대회개최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씨름연맹을 제외한 아마씨름계는 모두 정상적인 대회운영과 팀운영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MBC ESPN, 대학씨름리그 4개월 고정편성. 방송에 적합한 경기방식변화도 눈길

프로씨름을 관장하는 씨름연맹이 이렇듯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마씨름을 관장하는 대한씨름협회(씨름협회)는 이와는 반대로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스포츠전문 케이블TV인 MBC ESPN이 씨름협회 주최의 대회를 잇달아 중계방송 함으로써 '씨름부활 프로젝트'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MBC ESPN은 씨름협회 주관의 대학씨름리그를 4개월간 고정편성해서 중계방송하고 있고, 앞으로 개최될 아마씨름 최대잔치인 씨름왕선발대회도 독점중계방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하여 씨름협회는 경기진행방식을 TV중계방송과 팬들의 관전에 최적회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씨름경기장과 관중석과의 거리를 좁혀 관중들이 모래판 위의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함께 들어가며 경기를 관전할 수 있게끔 했고, 선수들을 화려한 조명속에 입장하게 함으로써 마치 이종격투기 선수들의 입장을 연상케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또한 경기중에 샅바싸움을 방지할 수 있는 시간제한과 1경기 1분 제한시간규정을 둠으로써 좀 더 공격적이고 빠른 승부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경기진행 중 선수와 감독의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관중들과 TV시청자들에게 인터뷰를 통해 선수에 대한 이해를 돕게 한 점은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MBC ESPN의 씨름해설위원으로 활약중인 이기수 전 한라장사는 "4개월간의 장기 중계방송으로 인해 씨름팀해체를 검토했던 대학들이 오랜기간 고정적으로 학교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해 팀해체계획을 철회하고 있다"면서 "중계방송의 시청률도 비교적 안정적인 걸로 파악되고 있어 앞으로 씨름부활에 분명히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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