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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산업장관, 베이루트서 무장괴한 총격 사망

반시리아 노선 유력 인사들 잇따른 암살에 레바논 충격

피에르 게마옐 레바논 산업장관(34)이 21일 베이루트에서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유엔 안보리, “암살행위 비난” 의장성명 발표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보안 소식통들은 게마옐 장관이 탑승한 차량이 기독교도 거주지역인 신 엘-필 지역을 지나는 순간 무장괴한들이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들 3명의 무장괴한들은 차량을 타고 게마옐 장관 차량에 거의 정면으로 부딪친 뒤 소음방지 장치가 장착된 자동총기를 난사했다.

지난 80년대 레바논을 통치했던 아민 게마옐 전 대통령의 아들인 게마옐 장관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치료를 받던 도중 사망했다. 기독교계인 게마옐 장관은 평소 시리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번 사건은 친 시리아 세력인 헤즈볼라가 기독교 및 수니파 중심으로 이뤄진 현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 내각에 대해 거국일치 내각 수립을 주장했으나 거부당한 뒤 친미 정권이라 비난하며 퇴출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해, 범인들이 친 시리아 소속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작년 피살된 라피크 알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아들 사드 하리리는 시리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작년 2월 피살된 하리리 전 총리는 생전에 시리아군 철수를 주장했고, 하리리 전 총리 암살 이후 시리아에 비판적인 노선의 유력 인사들이 연속 살해되면서 이번 암살 배후에도 시리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드 하리리는 이날 사건 직후 "시리아의 입김이 레바논 전역에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며 "시리아는 모든 자유인을 죽이려 한다. (시리아의) 암살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리아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헤즈볼라도 연루 의혹을 부인하려는 듯 이번 사건이 '범죄 행위'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암살행위를 비난한다”는 의장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지지(時事)통신>은 전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게마옐 장관은 자유와 레바논의 정치적 독립을 상징하는 애국자”라며 “테러 행위로 레바논을 불안정하게 하려는 어떤 시도도 비난할 것이며 이번 사건이 레바논의 민주주의 강화나 부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게마옐 장관 피살 사건으로 하리리 전 총리 이후 지금까지 의문의 죽음을 당한 레바논 지도자는 5명으로 늘었다.

지난 8월 이스라엘의 민간인 및 각종 사회기반시설에 공중 폭격으로 수천명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레바논은 시리아와 관계를 둘러싼 노선투쟁으로 잇따라 암살사건이 발생하는 등 한치앞을 볼 수 없는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이들 통신들은 전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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