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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보건장관 "이라크 민간인 최소한 15만명 사망"

기존 정부 추정치의 3배 넘는 수준 언급에 이라크 논란 확산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이래 민간인 희생자수가 그간 추정치의 3배에 이르는 최소한 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는 이라크 현직 장관의 발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의학전문지는 민간인 희생 65만 5천명 보도

10일 <AP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를 방문 중인 이라크 알리 알 쉐마리 보건장관은 9일(현지시간) 빈에서 기자들에게 "사담 후세인 정권의 축출된 이후 지난 3년6개월 동안 이라크 민간인 60만명이 죽었다는 말도 있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고 15만명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인명피해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라크 당국과 언론들은 지난 44개월 동안 이라크에서 4만5천명에서 5만명 정도가 숨진 것으로 집계하고 이를 사실상 공식통계로 인용해왔다.

알 쉐마리 보건장관은 이같은 수치에 대해 세계 각국의 언론과 이라크 국내에서 파문이 커지자, 매일 1백명의 사체가 발견됐고 이들 사체들이 병원과 시체공시소에 날라지고 있다며 이를 기초로 15만명 정도라고 추산한 것이라고 이를 무마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알 쉐마리 장관은 민간인 희생자가 그간의 추정보다 훨씬 많은 이유에 관해 발언 직후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하자, 더 이상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는 않았으나 이라크 국내에서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알 쉐마리 장관의 주장에 대해 가장 최대 정당인 이라크이슬람혁명위원회(SCIRI)의 하산 살렘은 "15만명이라는 숫자에는 민간인과 경찰, 피랍됐다가 변사체로 발견돼 보건부 산하 시체안치소에 넘겨진 주검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라크의 바그다드 중앙 시체공시소의 압둘 라자크 알 오바이디 소장은 “우리 시체공시소에서만 매일 하루 60명의 시신을 처리하고 있다”며 “이슬람의 관습에 따라 즉각 사체를 처리하기 때문에 시내의 무수한 병원의 시체공시소로 간 시신과 전투현장 등에서 나온 시신들은 아예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있다”며 알 쉐마리 보건장관의 발언보다 엄청난 수의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영국 의학전문지 <랜셋>은 이라크 전쟁 이후에 변을 당한 이라크인이 65만 5천명에 이른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었다.

한편 알 쉐마리 장관은 이날 발언과 함께 “미국의 군대들은 일을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이라크 정부의 손을 묶고 있다”며 “미국은 이라크에 권력을 조속하게 넘겨야 한다. 이라크는 자주권을 가진 국가다”라고 말해 이라크내 파문을 예고했다.

<AP통신>은 알 쉐마리 장관이 급진주의 반미 시아파 강경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분파에 소속돼 있고, 그동안 반미 발언으로 이라크 내에 자주 파문을 일으켜온 각료라고 전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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