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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사형판결에 유럽.아랍.이슬람국가들 ‘반대’

유엔 인권위 등 국제기구와 국제법 전문가들도 재판 공정성 문제 제기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내년 1월 중순까지 내려질 예정인 가운데 이번 사형판결에 대해 미국과 일본 등이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유럽연합(EU)과 유엔 인권위원회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미국과 동맹국들은 ‘정당한 판결’이라고 환영한 것과 달리, 아랍권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온 정치적 결정’이라고 거세게 비판했고, 유럽국가들은 “사형 집행은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고 국제기구와 국제법 전문가들은 재판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해, 파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바티칸 “‘눈에는 눈’ 식의 복수를 위한 구시대적 판결” 비판“

7일 <로이터통신> <BBC방송>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사형제도의 폐지를 국제사회에 밝혀온 유럽연합(EU) 가맹국들은 원론적으로 사형집행에 반대한다며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사형 판결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그러나 이들 EU 국가들은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반대라는 원칙적 입장의 표명을 한 반면, 이라크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은 삼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국가들은 “유죄 판결은 환영하지만 사형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고, 유럽의회도 “무익하고 잘못된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바티칸은 “‘눈에는 눈’ 식의 복수를 위한 구시대적 판결”이라고 비판했고, 러시아 국가두마 외교위원회의 콘스탄틴 코사초프 위원장도 “이라크에 심각한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기구 등도 이번 판결에 대해 재판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비판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유엔 인권위원회 특별보고관인 레안드로 데스푸이는 사형판결이 공정하지 않았다면서 항소심은 유엔 지원을 받는 독립적인 법정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유엔 인권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삼았고, 국제법 전문가들도 후세인이 다른 잔학행위들에 대해 충분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사형이 집행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국제법 전문가 소냐 스키츠는 “문제의 핵심은 이번 재판이 국제 기준으로나 이라크 기준으로나 공정한 재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아랍국가와 다른 이슬람 국가들도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아랍해방전선의 마무드 알 사이피는 “미군 탱크의 지원을 받으며 돌아온 반역자들이 후세인을 재판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번 판결이 미국의 중동정책을 무력화하고 테러리스트의 극렬한 행동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라크 법원은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절차에 돌입, 10일 안에 1심 재판기록을 항소심 재판부에 넘길 예정이라고 이라크 검찰측 수석검사의 말을 인용, <AP통신>이 보도했다.

대통령과 2명의 부통령으로 구성된 이라크 대통령평의회가 후세인에 대한 사형이 선고될 경우 이를 저지하지 않기로 최소한 6개월 전 합의한 것으로 전해져, 후세인은 항소심 재판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을 경우 30일 안에 교수형에 처해질 것으로 이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알하셰미 부통령과 아딜 압둘마디 부통령은 사형집행에 서명하겠다는 입장이며,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은 압둘마디 부통령에게 서명권을 위임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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