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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거 이틀 앞두고 후세인에 교수형 선고

이라크 특별재판부 선고, 수니파 대대적 공세 '내전 돌입'

두자일 마을의 시아파 주민을 학살한 혐의로 기소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1심 재판에서 반 인도주의 범죄를 이유로 교수형에 의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중간선거 이틀 전에 후세인에 대해 사형을 선고한 것은 위기에 몰린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한 게 아니나는 빈축을 사고 있기도 하다.

후세인, 판결에 "신은 위대하다", "이라크여 영원하라" 외쳐

5일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및 그의 측근 7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이라크 특별재판부는 5일 바그다드 그린존 내의 특별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후세인 대통령에게 교수형에 의한 사형을, 타하 야신 라마단 전 부통령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후세인의 이복형제인 바르잔 이브라힘 알-티크리티 전 정보국장과 아와드 하메르 알반데르 전 혁명재판소장에게도 교수형을 선고했다.

이같은 선고내용은 후세인 전 대통령, 알-티크리티 전 정보국장, 알반데르 전 혁명재판소장 등 3명에게 교수형을 구형한 검찰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판결로, 사형 또는 무기징역 판결에 대해서는 자동 항소 절차가 진행돼기 때문에 사형 집행은 적어도 수개월 이상 연기될 전망이다.

후세인은 이날 판결문이 발표되자 몸을 떨며 "신은 위대하다", "이라크여 영원하라"고 외쳤다고 이들 통신은 전했다. 후세인은 그간 본인에게 사형이 선고될 경우 교수형이 아니라 이라크군에 의한 총살형을 택하고 싶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또 바트당 전 관리 3명에 대해서는 두자일 학살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인정, 15년 징역형을 판결했다.

이날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판결이 내려진 이라크에서는 이라크 정부가 후세인에 대한 판결 이후 지지자들의 반발과 이에 따른 각종 테러행위가 극심할 것으로 판단하고, 군과 경찰의 휴가를 전면 취소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바그다드와 주변 4개주에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고 국제공항이 폐쇄됐다.

수니파 대대적 공세, 본격적 내전 돌입

후세인 전 대통령이 속한 수니파 세력과 일부 시아파 교도, 쿠르드족 등은 사형 선고가 내려질 경우 대대적인 저항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 내전 사태 돌입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3일 저녁 6시부터 4일 저녁 6시 사이 바그다드 시내에서 15구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날 전국에서 교전으로 사망하거나 시신으로 발견된 사람은 39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바그다드 북쪽에 위치한 수니파 사원인 대(大)이맘아부하니파 사원 인근에는 4발의 박격포 공격이 발생, 적어도 5명이 숨졌으며, 4일에도 바그다드에서 저항세력과 이라크 방위군간 격렬한 교전으로 저항세력 53명이 숨지는 등 치안 불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라크 국영 <알-이라키아TV>는 이라크 내무부 대변인을 인용, 바그다드 동남부 제스르디얄라 지역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 알카에다 소속원들과 이라크 방위군 제2 여단간 교전이 발생했으며 이 와중에 방위군이 저항세력 53명을 사살하고 16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에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만약의 유혈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5일 새벽 6시부터 바그다드와 인근 주에 통행금지를 명령했으며, 이 시간 동안 바그다드와 바그다드주, 인근 디얄라주와 안바르주, 후세인 전 대통령의 고향 티크리트가 위치한 살라후딘주에서는 차량은 물론 행인의 통행까지 통제된다고 밝혔다. 알 말리키 총리 측근은 통금이 5일 저녁 6시까지 12시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무기한 계속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간선거를 이틀 앞둔 5일 후세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은 이라크 침공의 정당성을 강변함으로써 대참패 위기에 몰린 부시대통령의 공화당을 지원키 위한 게 아니냐는 눈총을 던지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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