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법무장관이 여직원들에 대한 무더기 성폭행 협의를 받고 있는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정직(停職)을 권고, 사실상 탄핵이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메나헴 마수스 이스라엘 법무장관은 이날 카차브 대통령이 그의 성폭행 협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이라도 직무 수행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카차브 대통령은 이미 성폭행 혐의에 대한 증거들이 확보됐다는 검찰 발표가 이어지면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으며, 언론과 검참은 공정한 수사 진행을 위해 카차브 대통령 스스로 직무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마수스 법무장관은 이날 대법원에 제출한 서한에서 “범죄가 심각하면 할수록 조사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카차브 대통령의 재직이 피해자들의 증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직무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무가 증가하고 있다”고 직무 중지를 촉구했다. 그는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신중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주일 내에 카차브 대통령을 기소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카차브 대통령은 그러나 성폭행 협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대통령 비서실 역시 “조만간 대통령에 대한 모든 혐의가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며 직무 정지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대통령이 재직 중인 상황에서는 기소할 수 없으나 의회가 대통령을 탄핵할 경우 검찰은 범죄행위에 대해 기소할 수 있다. 의회는 검찰의 수사에 따라 대통령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여서 카차브 대통령이 임기를 채울 가능성은 나날이 희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