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 장남의 '미스테리 통장' 파문 확산
재산신고 안한 통장이자, 진위여부도 의혹. 권재진 '원본제출' 거부
권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에 장남이 포천공장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다는 증거로, 장남이 의정부와 포천농협지점에서 거래한 농협 통장 사본을 청문위원들에게 공개했다.
그가 제출한 통장 사본에는 2003년 8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포천-의정부 농협 지점에서 거래한 38회의 입출금 내역이 담겨 있었다. 그의 장남은 자신의 친구 포천회사에서 2002년 9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한 바 있어, 2002년 9월부터 2003년 7월까지의 1년간 통장 거래내역은 빼고 제출한 셈. 민주당 의원들은 이 기간동안 장남이 출퇴근에 5시간이 걸리는 포천에 거의 출근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더 나아가 권 후보자가 '통장 사본'이라며 제출한 장남의 통장 거래내역에는 농협에서 확인을 거쳤다는 '원본 대조필' 등의 직인이 찍혀있지 않아 후보자측에서 임의로 작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특히 통장 원본에서 복사한 흔적이 없이, 누군가 엑셀파일로 거래내역을 임의로 정리한 뒤 A4용지로 출력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이에 "원본을 제출해야지, 이렇게 하면 이게 진짜 정본인지 어떻게 우리가 알 수 있느냐"고 원본 제출을 요구했지만, 권 후보자는 "원본제출은 아들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원본 제출을 거부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재산신고 누락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금 권 후보자가 제출한 장남의 농협 통장은 지난 2002년, 2003년 권 후보자의 공직자 재산신고 때 신고한 통장이 아니다"라며 "그때 장남 명의로 신고한 통장은 조흥은행 통장"이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자는 이에 크게 당황하며 "그 부분은 제가 파악하지 못하고 착오일 수도 있다"고 얼버무렸다.
통장 진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권 후보자에게 통장 원본을 제출할 것을 지시했으나, 권 후보자는 "제출한 통장은 장남이 서울대에서 개설한 개인 통장이 맞다. 개인의 금전거래내역을 공개하라는 데는 응할 수 없다"며 끝까지 원본 제출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속개되는 인사청문회에서 반드시 권 후보자 장남의 통장 원본을 확인하겠다며, 권 후보자가 계속 거부할 경우 인사청문회 중도 보이콧 등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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