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대기업 배만 불렸지 하청업체들은 줄도산"
MB의 '속도전'에 하청업체들 무더기 도산 위기
21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4대강사업 하청업체들은 "4대강 사업이 대기업의 배만 부르게 했지 하청업체들에겐 고통의 현장입니다"라며 줄도산 위기를 호소했다.
낙동강 사업 준설공사 자재·장비업체 관계자 10여 명은 지난 14일 경남 창녕군 길곡면 함안보 다리 위에 텐트를 치고 공사 장비로 입구를 막은 채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18공구 시공사인 GS건설의 하도급 업체인 T건설과 거래하던 업체 관계자로, 지난 11일 T건설이 1차 부도 처리되자 41억여 원의 공사대금 체불에 항의하며 이날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중 일부는 며칠 뒤 현장에서 철수했지만 3~4명은 현재까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19일 20공구 공사장인 창녕군 이방면 SK건설 앞에서 T건설 부도와 관련해 체불운반비 7억 원을 해결해 달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낙동강 준설공사 현장 10곳에 참여한 하청업체는 T건설을 포함해 경남지역에서만 30여 곳에 달한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경영압박으로 부도위기에 몰려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업체 대부분이 부도를 면하기 위해 차입경영을 하거나 T건설처럼 대금지급을 미루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부도를 안 냈을 뿐이지 대부분이 실질적으로는 부도가 난 상태"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경영압박의 원인을 원청업체의 저가입찰로 인해 공사단가가 낮아진 데다 고유가와 고임금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천공사가 많이 발주될 것에 대비해 실적을 쌓으려는 업체들이 4대강 사업에 저가입찰에 나선 것이 큰 원인"이라며 "4대강 공사의 상징성 때문에 중견 건설사들이 출혈을 감내하며 무리하게 수주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09년 말 착공할 당시 벙커A유가 L당 650원이던 것이 최근에는 1천100원까지 올라 공사비 부담이 너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달 말까지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 속도전을 펴는 바람에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야간은 물론 주말과 휴일에도 작업을 할 수밖에 없어 임금지출도 최소 1.5배나 늘어났다고 했다. 경남도내에서만 4건의 사망사고까지 발생해 하청업체들은 더욱 힘든 상황이다.
B사 관계자는 "정부가 하는 사업이라는 점만 믿고 참여했는데, 공사비 증액에 대한 비용보전이 없다 보니 결국 빚만 지게 됐다"면서 "정부는 4대강 사업의 성과만 홍보할 것이 아니라 영세 업체들의 부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현장에서 하청 업체가 부도를 내고 이에 따라 농성이 벌어지자 국토해양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14일 감리단과 시공사, 하청업체 등에 '하도급대금 지급확인제도 확대시행'이라는 공문을 보내 하도급 대금 등의 미지급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신문은 뒤늦게 허둥대는 정부를 힐난했다.
마창진환경연합도 성명을 통해 "1년전 두명의 활동가가 수없이 많은 이들을 대신해 외쳤던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 '4대강공사 즉시 중단'과 1년후 '목숨 걸고 일한 댓가가 3개월 임금체불이더냐?' '4대강 사업에 일하다가 22명이 죽었다' '임금체불 해결하라'는 구호는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내용은 같아 보였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두 구호는 다르지만 향하는 곳은 한곳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며 "그곳은 이미 실패한, 그리고 앞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명박정부와 토건족들만의 녹색성장(?)이라는 낡고 황폐한 심장일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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