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문가 "한국원전, 사고 나면 더 대형사고"
"미국 스리마일 원전도 한국과 같은 가압수형이었다"
16일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일본 반핵운동단체 '원자력자료정보실' 활동가 사와이 마사코(澤井正子)씨는 지난 13일 저녁 산YMCA 청년관에서 행한 특강에서 이같이 반박했다.
그는 이번에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원자로가 비등수형이고 우리나라에서 가동되는 원자로는 가압수형이라 종류가 다르며 훨씬 안전하다는 우리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주장에 대해 "1979년 사고가 일어난 스리마일 원자로도 가압수형이었다"며 세계적 핵재앙을 일으킨 미국의 스리마일 원전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 가압수형이었음을 강조한 뒤, "비등수형은 70기압(바다 밑 700m에 해당하는 압력)을 유지하지만 가압수형은 150기압을 유지하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인 12일 경주YMCA강당에서 행한 강연에서도 “미국의 스리마일 원전사고,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등등에서도 볼 수 있듯이 원자로 형식이 달라도 결과(원전사고)는 마찬가지”라며 “원전 사고의 가능성은 무한해 완벽한 사고방지 대책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오래된 원전은 사고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한국에 경고했다.
그는 또한 원자력 안전신화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원자력 발전소라 하면 무언가 특별한 시설인 줄 아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석탄·석유·가스로 물을 끓여 증기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화력 발전소와 구조가 같으며 다만 중성자를 연료로 쓰는 것만 다르다"며 "특별한 첨단 설비가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를 예로 들며 "연료봉은 언제나 물 속에 잠겨 있어야 하는데 이번 지진에 제어봉이 제대로 작동해 원자력 발전이 자동으로 멈추기는 했지만 300~2800도라는 엄청난 열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것을 새로운 바닷물이 끊임없이 공급되면서 식혀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니까 수증기가 발생했고 따라서 물이 줄어들어 수위가 낮아졌다. 물 속에 잠겨 있어야 하는 연료봉이 공기에 노출됐으며 아울러 연료봉이 녹기 시작함과 동시에 수소가 생겨나면서 폭발로 이어졌다. 또 원자로 격납용기 뚜껑은 조그만 틈새까지 밀폐하는 물질을 넣은 다음 볼트로 조여 놓는데 이 물질이 수소와 반응해 녹아버렸다. 이 때문에 원자로 안에 있던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나갔다"며 원전사고의 가공스러움을 강조했다.
그는 게다가 제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제어봉 작동이 제대로 된 것을 두고 '기적'이라 했다. 1978~2007년 제어봉 작동이 제대로 안 된 사고가 모두 열다섯 차례 있었으며 이 가운데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사고가 일곱 차례였다는 것.
그는 원자로의 제어봉을 자동차의 브레이크에 비교하며 "자동차조차 브레이크가 고장나면 사람이 죽거나 다치기 때문에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하물며 원자로 제어봉 작동은 말할 나위조차 없는데 이 모양"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원자력 안전 신화'에 대해서도 "언제든 원자로 가동을 멈출 수 있다, 설령 멈추지 못해도 연료봉을 식힐 수 있다, 설령 식히지 못해 방사성 물질이 생겨도 완전히 가둬둘 수 있다는 것이 '원자력 안전 신화'"라며 "그런데 이번에 제어봉은 제대로 작동돼 가동이 멈추기는 했지만 대지진과 쓰나미로 냉각에 실패했으며 원자로 자체가 손상됐고 압력·격납용기도 파손돼 방사성 물질을 가두는 기능도 없어졌다"며 원전 사고의 가공스러움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사람은 절대 부서지지 않는 배관을 만들 수는 없다", "사고 안 나는 제어봉을 인간은 만들 수 없다"며 거듭 원자력 안전신화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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