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시신, 美항공모함에서 서둘러 수장
육지에 묘 세울 경우 '성지화' 될 것 우려
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 브래넌 미국 부통령의 보좌관은 파키스탄에서 사살된 빈 라덴의 시신은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호로 옮겨져 2일 새벽 아라비아해 북부에 수장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빈 라덴의 시신을 서둘러 바다에 수장한 이유에 대해 사망후 24시간내에 장례를 치러야 하는 이슬람 율법을 존중해야 하는 까닭에 파키스탄 국외로 옮겨 매장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슬람국가들은 지상이 아닌 바다에 수장하는 것은 반이슬람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은 빈 라덴의 시신을 모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옮겨 매장했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미국이 서둘러 빈 라덴의 시신을 수장한 것은 사우디에 묘를 세울 경우 그의 묘소가 '성지화'하면서 사우디 등 중동의 불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브래넌 부통령 보좌관은 빈 라덴의 시신 사진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아직 공개 여부가 미정이라고 밝혔고, 수장을 촬영한 비디오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답을 피하는 등 미온적 태도로 일관했다.
한편 수장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2일 새벽 1시10분부터 약 50분간 행해졌으며, 씻겨진 뒤 하얀 천 위에 놓인 시신 앞에서 이슬람교 의식에 따라 진행됐고 현지인이 이를 아랍어로 통역했다.
또한 시신이 물에 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량이 나가는 추를 매단 시신수습용 백에 담긴 뒤, 항공모함의 에스칼레이터에서 바다 속으로 넣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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