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내가 받은 4억은 정당한 자문료"
민주당 "한상률이 BBK 파일 갖고 있기 때문 아니냐"
한 전 청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두하기 전에 MBN 기자와 만나 이날자 <조선일보> 보도내용과 관련, "30~40 페이지에 달하는 연구보고서를 서너 편 제출하고 정상적으로 받은 전형적인 자문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자 <조선일보>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미국에 체류하던 지난해 국세청 직원들을 동원해 국내 기업 10여 곳으로부터 4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20일 확인됐다"며 "국세청 직원들은 일부 기업에 한 전 청장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했고, 한 전 청장의 요구에 따라 돈을 낸 대기업에서 돈을 받은 뒤 한 전 청장 측에게 건네는 돈 심부름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재계와 국세청 관계자들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전 청장은 지난해 H사, S사 등 대기업들에 돈을 요구했고 대기업들은 국세청 직원들에게 돈을 건네거나 한 전 청장 측의 계좌로 돈을 직접 송금했다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임직원들이 한 전 청장 측에 돈을 건넨 일 때문에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조사를 받은 일부 대기업 관계자들은 '고문료 명목으로 한 전 청장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4억 수수' 파문과 관련,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BBK 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한상률 전 청장은 대기업으로부터 4억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퇴임한 한 청장이 무슨 이유가 있어 거액을 받게 되었는지, 권력 실세들의 개입이 있었다면 어떤 식이었는지, 검찰이 진실을 낱낱이 밝혀낼 것을 엄중 촉구한다"며, 이 문제를 BBK 문제와 연결지어 의혹을 제기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도 추가논평을 통해 "국세청 직원들이 기업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해 한상률 전 청장에게 돈 심부름을 했다니 경천동지할 일"이라며 "물의를 일으켜 중도하차한 사람에게 대기업이 고문료를 줬다는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어느 국민이 믿겠는가"라며 한 전 청장 해명을 일축했다.
그는 "검찰은 수사 한 달이 지나도록 기본이라 할 한상률 전 청장에 대해 ‘계좌추적’도 하지 않은 채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며 "검찰은 4억원에 대한 대가성 여부와 국세청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하지만 진실이 밝혀질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검찰 수사의지에 의혹을 제기했다.
한 전 청장 주장은 '정당한 자문료'라는 것이나,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도피중인 한 전 청장에게 기업 자문을 맡기며 거액을 줬다는 것은 상식밖이어서 검찰 수사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