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의 반격 "조중동, 참으로 뻔뻔하다"
MBC "추가특혜 주면 MB정권의 앞날 좋지 않을 것" 경고도
MBC "조중동, 참으로 뻔뻔"
김병훈 MBC 논설위원은 지난 3일 오후 <무원칙을 요구하는 파렴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채널의 수가 늘어나서 시청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다양한 목소리의 방송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며 "그러나 거대 족벌신문과 재벌의 목소리로 가득한 편향적인 채널의 수만 늘어났다고 한탄하는 목소리가 더 높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이어 "조중동으로 지칭되는 이들 신문의 기득권 옹호적이며 친여당 성향의 논조는 이미 우리 사회의 건전한 비판 기능과는 정반대의 방향을 일관되게 좇아왔다"며 "정부 여당이 불법적인 미디어법 개정을 강행한 이유가 이들 신문에게 방송사업권을 주기 위한 거라는 반대쪽의 주장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실현된 것"이라고 조중동의 논조를 강력 질타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대다수 언론학자들이 종편 정책에 비판적이란 <한국일보> 조사결과를 인용한 뒤, "현재의 여론 지형이 이미 보수의 압도적인 우세인데 여기에 4개종편사업자 모두가 보수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구적 매체여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을 대변할 매체의 비율이 더욱 낮아졌다는 것"이라며 조중동을 '수구매체'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그는 또 "당장 특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며 "조선일보는 지금의 홈쇼핑 채널인 6,8,10,12번 등 기존 지상파와의 인접채널을 줄 것과 의약, 생수의 광고 규제를 풀어 종편에만 줄 것 등을 요구했고 동아는 케이비에스 2채널의 광고를 없애 그것을 종편사에게 달라고 하고 있다. 물론 황금채널 요구는 기본이다. 중앙일보 역시 아직 구체적인 요구는 없지만 정부가 제도적인 뒷받침으로 종편채널의 생존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참으로 도를 넘는 뻔뻔함"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그들이 내세우기 좋아하는 자본주의의 시장 논리 어느 구석에 이런 특혜를 줄 여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힐난한 뒤, 특히 MB정권에 대해 "정부가 더 이상 이들 신문사를 특혜를 빌미로 통제하고 이용하려 하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한 여론 시장과 심지어 정권의 앞길에도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힘들 거라는 아직은 조용한 충고를 귀담아 듣기 바란다"고 '정권의 앞길'까지 거론하며 강력경고했다.
전여옥 "결국 치킨게임 될 것"
KBS, SBS는 아직 공개비판에 나서지 않았으나 내부 분위기는 MBC와 대동소이하며, 종편사들의 특혜 요구가 본격화할 경우 공개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중파 출신 정치인들도 이들 공중파와 동일한 문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예로 KBS 출신인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일단 지금의 광고시장에서는 4개의 종편사가 도저히 살아남을수가 없지요. 광고시장이 그러지 않아도 위축되는데 4개의 종편사가 생존이란 수준에서 버틸려고 해도 아마 1조에서 1조 3,4천억의 시장이 더 필요하지요"라며 "5천억원을 다 쓸 때까지는 버틸 수 있다지만 글쎄--치킨게임이 될 수 있어 참 걱정스럽더군요"라며 무더기 종편 허가를 비판했다.
CBS 등 '선정 공정성'에 강한 의문 제기
보도채널 신청을 했다가 쓴잔을 마신 언론사들도 연합뉴스TV를 선정한 데 대해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CBS <노컷뉴스>는 4일 오후 'WHY 뉴스-특혜받은 종편사들, 왜 우는 소리 하나?'를 통해 종편사들의 추가 특혜 요구를 질타한 뒤, 화살을 연합뉴스TV로 돌려 "연합뉴스는 1995년 대주주로 YTN을 출범시킨 뒤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보유 지분을 처분하고 경영에서 손을 뗐던 곳인데 이번에 또다시 뉴스전문채널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연합뉴스가 방송실패 전력이 있는 언론임을 지적했다.
<노컷뉴스>는 이어 "연합뉴스는 연간 300억원의 국고를 받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 사실상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선정과정을 보면 공정성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또 영리행위가 금지된 을지병원이 연합뉴스가 준비중인 보도채널사업에 주요 주주로 참여해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며 선정의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노컷뉴스>는 결론적으로 "총체적으로 이번 종편과 보도전문채널 선정은 정치적 보은을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짜맞추기 선정 절차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MB정부를 질타했다.
<머니투데이> 등 다른 탈락 언론사들도 을지병원의 연합뉴스TV 출자를 문제삼는 등 심상치 않은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앞으로 만약 정부가 종편사들의 추가 특혜요구를 수용하려 할 경우 공중파 등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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