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 '청와대 보고 문건' 나왔다!
이석현 "靑, 증거인멸한 주무관에 대포폰 5개 지원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靑 보고 문건' 공개돼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1일 오전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사건에 BH(청와대)가 개입되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며 "그러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이 있다"며 문제의 문건을 폭로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문건은 2008년 9월25일에 작성된 <남00 관련 내사건(件) 보고>라는 제목의 A4 2쪽짜리 문건. 문제의 문건은 공직 1팀'이 작성한 것으로, 문건 말미에는 '국정원이 이 사건과 관련해 내사를 하고 있다'며 국정원 내사 사실도 적시돼 있다.
이 의원은 "이 내사보고서는 3가지 사실을 의미한다"며 "우선 청와대가 지시만 한 것이 아니라 일일이 보고를 받고 있었다는 것, 즉 윤리지원관실의 사찰에 청와대가 적극 개입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또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완전하게 복원되었거나 USB에 내사보고서들이 충분히 들어있다는 것이며, 국정원이 내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문건은 2008년 9월 25일에 공직1팀이 작성한 것으로 특정 여당의원 1명에 대한 사찰 내용이 기록돼 있다"고 말해, 불법사찰을 당한 '남00'이란 이니셜이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임을 강력 시사했다.
"靑, 사찰 정황 삭제하려는 주무관에 대포폰 5개 지급"
한편 이 의원은 "믿을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제보에 의하면, 총리실 점검1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 소속 장모 주무관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영구 삭제하기 위해 수원에 있는 컴퓨터 전문업체로 찾아갈 당시 대포폰을 이용해 업체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검찰이 해당업체의 통화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5개의 대포폰이 발견됐는데, 그 대포폰들은 그후 그대로 청와대에 전달됐다"며 "이 대포폰들은 청와대 행정관이 공기업 임원들의 명의를 도용해서 만들어 비밀통화를 위해서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귀남 법무장관은 이에 대해 "법정에서 다 얘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실상 검찰수사 과정에 대포폰을 발견했음을 시인했고, 이에 이 의원이 "왜 언론에 이 문제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나"라고 추궁하자 이 장관은 "검찰에서 자료를 확보해 현재 수사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 장관은 이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내사에 대해서는 "민간인 조사는 안되지만 공직자를 조사해 청와대에 보고할 수 있다"면서 "공직자 윤리에 어긋나는 것에 대한 조사는 모두 적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을 지시뿐 아니라 보고도 받았음을 입증하는 명백한 자료"라며 검찰을 질타했다. 그는 또 "청와대에 5개의 대포폰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이 대포폰을 청와대에 돌려주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이라며 재수사 및 국정감사·특검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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