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북한, 협상 재개 강력히 원하고 있다"
북한 "6자회담, 사형선고 받았지만 아직 집행은 안돼"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31)의 석방을 위해 지난 8월 말 북한을 방문했던 카터 전 대통령은 16일 뉴욕 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북한 당국은 미국 및 남한 당국과 평화협정이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의 재개를 원하고 있다는 분명하고도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가 2009년 들어 악화되고 비핵화 협상도 중단되면서 북한은 지난 1월 곰즈 씨를, 8월에는 남한 어선 대승호를 억류하기에 이르렀다면서 하지만 "지금 북한은 협상을 재개하고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노력의 기본원칙을 수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 관리들이 지난 7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보라며 자신을 북한에 초청했고 또다른 관리들은 곰즈씨의 석방을 약속했다면서 북측 인사들은 자신이 아니면 곰즈 씨 석방은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자신의 방북을 통해 예전 비핵화 및 평화에 대한 합의를 되살려주기를 희망했다면서 초청 사실을 백악관 측에 알리고 8월 중순 방북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해 곰즈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그가 재심을 받고 사면돼 석방되기까지 36시간을 기다렸다고 밝혔다.
기다리는 동안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났는데 이들은 모두 자신이 이전에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협상할 때 배석했던 인물들이라고 카터 전 대통령은 전했다.
그는 "내가 아무런 공식 지위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북측은 이해했으며, 그래서 나는 북한 당국의 제안을 듣고 질문을 했으며 미국에 돌아와 그들의 메시지를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 시절, 또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그랬던 것처럼 우호적인 관계의 발전을 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한 최근 미국의 행동들, 예를 들어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나 미국 핵공격 배제 대상에서 북한을 제외한 것, 남한과의 합동 군사훈련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하지만 "북한 측은 여전히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그들의 의지를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면서 "북한 측은 6자회담을 놓고 '사형선고는 받았지만 아직 집행은 되지 않은 것'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한 다음 주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지도자들도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지도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줬다"면서 "이후 북한은 한국 어선 대승호를 돌려보냈으며 이산가족 상봉의 재개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북한의 의중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고 해석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서 한반도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 같은 북한 측의 긍정적인 메시지는 단계마다 신중하고 철저하게 검증해 적극적으로, 그리고 지체 없이 따라가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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