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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백지훈, 푸른 날개 달고 고공비행

수원이적 이후 결승골만 3차례, 차범근 감독도 극찬

백지훈(수원삼성)이 이적 후 기록한 3골을 모두 결승골로 만들어내는 만점활약을 펼치며 수원삼성의 선두질주를 이끌고 있다.

지난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울산현대 진영 페널티지역 외곽 중앙부근에서 데니스가 밀어준 공이 백지훈에게 연결되었다. 백지훈은 공을 오른발로 드리블,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슈팅자세를 취했다. 이 때 울산의 수비수 한 명과 골키퍼가 백지훈의 앞으로 몸을 날렸다. 백지훈의 슈팅각도를 줄이기 위한 동작이었다. 그러나 백지훈은 공의 밑부분을 살짝 찍어찼고 슈팅한 공은 두 선수의 측면이 아닌 위로 날아가 그대로 골라인을 통과했다.

껄끄러운 상대인 울산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수원이 후기리그 단독1위로 올라서는 결승골이 성공되는 순간이었다. 백지훈 개인으로서는 시즌 3호골이자 친정팀인 FC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이후 터뜨린 3번째 결승골이었다. 백지훈은 지난달 26일 제주유나이티드전과 같은달 30일 인천유나이티드 전에서 수원이 2-1 승리를 기록할 당시에도 결승골을 뽑아낸바 있다.

서울에서 수원으로의 이적, 조연에서 주연으로 탈바꿈

수원이적 후 자신이 기록한 3골을 모두 결승골로 장식하고 있는 수원삼성 미드필더 백지훈 ⓒ연합뉴스


사실 백지훈이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적하는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단짝친구인 박주영(FC서울)과 한솥밥을 먹으며 언제까지나 함께하리라고 여겨왔던 서울로부터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며 입어야했던 수원의 푸른 유니폼이었다.

그러나 백지훈의 수원 이적은 그에게 박주영이라는 그늘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을 뿐 아니라, 수원이 획득한 후기리그 승점 14점 중 9점을 안겨주는 3차례의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주연으로 우뚝서는 계기가 되었다.

백지훈이 수원에 이적한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보다 골에 대한 욕심과 결정력이다.

서울에서 뛰던 시절에 백지훈은 최전방에서 골을 넣는 것보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수원으로 이적한 이후 백지훈은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과감히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 결정적인 기회에서는 어김없이 골을 성공시켰다.

백지훈 본인 스스로 서울에서의 플레이패턴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는 플레이를 펼친 결과다. 그는 울산전 직후 인터뷰에서 "기회가 생길때마다 이선에서 치고들어가려했는데 성공했다"는 말로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고 있었음을 밝혔다.

백지훈이 최근 잇달아 결승골을 잡아내는데는 그의 문전에서의 침착함과 대담함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5 네덜란드 청소년축구대회에서 백지훈은 나이지리아와의 예선경기에서 경기종료직전 천금과같은 역전 결승골을 뽑아냈다. 그 때 기록한 골도 각도가 없는 사각에서 정교하고 감각적인 킥으로 골망을 출렁이게 했다. 그의 슈팅 테크닉도 칭찬받아야 하지만 그토록 정확한 킥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문전에서의 침착함을 잃지 않을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후기리그들어서도 백지훈의 골들은 모두 한 점차 승부에서 기록해낸 골들이다. 자신의 슈팅으로 팀이 승점 3점을 얻을 수도있고 1점에 만족해야할 수도 있는 순간 상대의 문전에 정확한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침착성과 대담함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결코 골을 터뜨릴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백지훈에게는 무시못할 '킬러본능'이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차범근 감독, "백지훈은 내 축구를 잘 소화하는 선수" 극찬

후기리그 우승과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수원으로서는 백지훈의 활약에 고무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난 여름에 영입한 미드필더 3인방(백지훈, 이관우, 문민귀)이 차범근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며 최근 12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수원이 전기리그와 컵대회 부진을 씻어내고 후기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차범근 감독도 이들 미드필더 3인방의 활약에 만족을 표시하며 특히 백지훈에 대해서는 "내 축구를 잘 소화하는 선수"라고 극찬을 보내며 신뢰감을 표시하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이끌어내 준 차범근 감독의 믿음에 순도 100%의 결승골로 화답하는 백지훈의 활약속에 수원은 어느덧 지난해에 보여주었던 명가의 풍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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