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실패를 계기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서로를 "매춘부" "정치적 악덕포주"라고 비난하는 등 금도를 넘어선 원색적 '매춘' 공방을 벌여 국민의 정치적 혐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매춘' 공방의 빌미는 열린우리당이 먼저 제기했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회의에서 "얼마 전에 박근혜 전 대표계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이 보수연합, 새로운 지역연합, 민주당과의 연합을 얘기했고 이명박 전 시장도 민주당과의 합당이 가능하다고 얘기했다"며 "민주당이 정치적 매춘행위를 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매춘부에 비유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법. '매춘부'로 몰린 민주당이 가만 있을 리 만무했다.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은 즉각 '열린당은 정치적 악덕포주'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열린당을 '정치적 악덕포주'로 규정하며 반격에 나섰다.

김 부대변인은 "노무현 정권 들어 아무리 정치가 실종됐다지만 당 고위간부가 공식회의 석상에서 시장잡배들도 입에 담기 어려운 망말은 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열린당은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망말을 한 민병두 위원장의 당직 박탈과 함께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열린당은 지난해 여름내내 정권을 통째로 줄 테니 한나라당에게 대연정을 하자고 애걸복걸했다"며 "이런 열린당은 남을 욕하고 돌을 던질 자격이 없다. 열린당은 망언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약자에게 불법을 강요하는 정치적 악덕 포주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난했다.

민 위원장 발언으로 파문이 일자, 열린우리당은 이날 뒤늦게 언론에 발표한 회의 자료에서 "민주당이 정치적 매춘행위를 하고 있다"는 민 위원장의 문제 발언을 "민주당은 한나라당에서 이렇게 공공연히 합당과 연합을 제의해 오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바꾸어 발표했다.

언어는 인격의 피사체다. 서로를 '매춘부'와 '악덕포주'로 비난하는 막말공세를 보면서 이곳이 '정치1번지' 여의도인지, 한때 매춘지역이었던 '청량리 588'인지가 헷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