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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6일만에 "성폭력 사건에 조합원 연루, 유감"

전교조 홈페이지에 전교조 비난글 계속 실려

서울 K중학교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가 기간제(임시직) 동료 여교사를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 전교조가 사건 발발 엿새만인 21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했다.

전교조, "깊은 유감"

전교조는 성폭행 파문이 확산되자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교사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전교조의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서울 K중 기간제 교사 성폭행 사건에 전교조 조합원이 연루되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어 "지금 이 순간 가장 힘들어하고 있을 피해 여교사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그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전교조는 모든 조처를 취하겠다"며, 아울러 "전교조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한 치의 숨김없이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아울러 관계당국에서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처벌이 뒤따르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또 "이번 사건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전교조는 해당 교사에 대해 조합원 제명 등 중징계하기로 결정했다"며 "전교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간제 교사의 교권 신장과 여교사의 인권보호를 위해 한 층 더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사건발발 엿새동안 미온적 태도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10일 서울 K중학교에서 근무기간이 끝난 기간제 교사 A씨(26·여)에 대한 송별회 겸 회식자리에서 동료교사 B씨(28)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던 A씨를 성폭행했다. 이에 A씨는 B씨를 경찰에 고소했고,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15일 강간 치상 혐의로 B씨를 구속했다.

이번 사건은 성폭행당한 A씨가 지난 1월말 법률적 자문을 구하기 위해 법률 사이트에 자신의 사연을 담은 글을 올렸고 이를 본 네티즌들이 앞다퉈 교원단체 홈페이지,각종 블로그와 미니 홈피등으로 옮겨 인터넷상에서 급속히 확산되면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파문과 관련, 한국교총은 21일 오전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40만 교원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며 "성폭행 교사를 강력 처벌하고 교단에서 영구 추방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이날 오전 학교부지에 편법적으로 테니스장을 지은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해선 "책임을 지고 진퇴를 결정하라"는 성명서를 내면서도, 성폭행 사건에 대해선 "현재 진상을 조사 중이지만 동료 교사들의 진술이 엇갈려 민감한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한만큼 진상이 판명될 때까지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성명서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전교조의 미온적 태도에 대한 비난이 전교조 홈페이지 등에 쏟아지자, 이날 오후 '유감 성명'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이 21일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B교사를 직위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교조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전교조는 해당 교사에 대해 조합원 제명 등 중징계하기로 결정했다"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사과'라는 표현 대신 '유감'이란 단어를 사용한 점 등은 아직도 전교조가 이번 사태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전교조의 유감 표명에도 불구하고 전교조 홈페이지 등에는 이번 사건외에도 과거에 발생했던 유사한 전교조원들의 성폭행 사례를 알리는 글 등이 실리고 있어 이번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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