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재앙...정부만 "4대강전선 이상無"
4대강 준설토 유실, 제방 붕괴...KBS와 조중동은 침묵
하지만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두 눈으로 목격했지만 4대강공사를 총괄책임맡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준설토는 미리 모두 반출해 유출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MBC "호우 내리자 오염된 물 그대로 낙동강에 방류"
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경남 함안보 인근 준설토 투기장. 장마 전 반출하기로 했던 준설토가 수북이 쌓여 있고, 이곳에서 나온 누런 침출수가 낙동강으로 그대로 흘러 들어간다"며 "관로를 통해 바로 옆 여과시설인 침사지로 보내야 하는 걸 시공사가 배수로를 몰래 뚫어 보내고 있다. 준설토와 함께 넘치는 침출수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생생한 현장 화면을 내보냈다.
한국수자원공사 경남1지구건설단 박성열 감독관은 "준설할 때 기준은 있는데 배수의 기준은 없습니다. 우기상 우기에 비가 쏟아질 때 토사의 배출기준은 없습니다"라며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남 합천보 근처 낙동강 둔치의 경우도 준설토로 만든 임시도로 곳곳이 이번 호우로 강물에 쓸려 내려 갔고, 강변 비탈면도 무너져 내렸다. 수자원공사는 합천보 주변 곳곳에 이처럼 준설토로 낙동강에 길을 만들어 육상 준설을 해왔으나 오탁 방지막 같은 기본적인 여과시설조차 보이지 않았다.
수자원공사는 그러나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준설토는 홍수기 전에 반출을 완료했고, 유실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사실과 달랐다고 MBC는 지적했다.
낙동강을 포함한 4대강 사업 구간에 쌓아둔 준설토는 약 36만㎥. 이번 집중호우에 어느 정도 유실됐는지 파악조차 안 되고 있는 사이 영남지역 식수원은 오염되고 있다고 MBC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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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 근처 제방 3곳이나 붕괴"
SBS <8뉴스> 역시 "4대강 사업 공사가 진행 중인 낙동강 보 건설현장은, 걱정했던대로 이번 집중호우에 취약점을 드러냈다"며 MBC와 마찬가지로 엉망이 된 낙동강 함안보 준설토 투기장의 모습을 비쳤다.
임시 배수로에서 쉴새 없이 부유물 덩어리가 낙동강 본류로 흘러 들어갔다. 시공사측이 준설토 투기장의 붕괴가 우려되자 비가 내리던 그제 긴급히 배수로를 만들어 정화되지 않은 침출수를 곧바로 낙동강으로 흘려 보낸 것.
공사 감독관은 "150mm가 쏟아지는 속에서 배수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배수로를 내 준 것"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임희자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오탁방지막을 거쳐서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우리 식수원을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까지 위반한 사항이라 볼 수 있습니다"라고 질타했다.
SBS는 "보 하류쪽 준설토 적치장은 곳곳에 모래톱이 형성됐고 물 수위가 상승했음에도 떠내려온 준설토가 쌓여 저습지처럼 바닥을 드러냈다"며 "보 바로 옆의 제방이 유실된 곳만 3곳. 토사가 가물막이 공사 현장 아래로 쓸려 내려 갔다. 보 아래 배수장 수로가 있는 곳도 제방이 유실돼 임시 복구 조치를 해 놓았다"며 보 공사장 곳곳에서 침수와 붕괴 사태가 발생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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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쓸려간 준설토 없어", KBS와 조중동은 침묵
이처럼 현장 화면이 생생하게 생중계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자원공사 등은 여전히 준설토 유실이나 보 공사로 인한 피해는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본부장은 19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번 장마로 4대강 수계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우리들 피해는 전혀 없다"며 "준설토는 거의 대부분 99%이상 인근에 있는 골재적치장, 또 농경지 리모델링하고 공공사업장 등에 성토하기 위해서 반출을 했다. 유실된 것도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다수 방송과 신문이 이번 사태를 주요 메인 뉴스로 다루고 있지만, KBS와 조중동만은 전혀 이를 다루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 매체만 보면 "4대강전선에는 이상 없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도 17일 저녁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 등 청와대를 떠나는 참모들과 만찬을 하면서 4대강 사업 공사장의 경우 피해가 없다는 보고를 받고 "그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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