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교황 "매우 유감스럽다" 서둘러 사과

가톨릭 교회 대상 테러 확산되자 진화 나서

로마 가톨릭교회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자신의 이슬람 비하 발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일부 이슬람권은 교황의 이같은 사과에 대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혀 아직까지 가톨릭교회와 이슬람의 충돌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베네딕토 16세 "매우 유감스럽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AFP>등 외신들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공식 미사에서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이슬람 비하발언과 관련,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었으며 '매우 유감스럽게(deeply sorry)'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교황은 이날 로마 외곽에서 신자들에게 행한 미사에서 자신의 발언과 관련, "중세시대의 책을 인용할 말로 나의 개인적 생각을 표현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교황은 "몇몇 구절이 무슬림의 감정을 거슬리게 했다"며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

앞서 지난 12일 교황은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행한 연설에서 14세기 비잔틴제국의 황제 마누에 팔레올로고스가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드를 비판한 구절을 인용하며 이슬람의 폭력성을 비판해 파문을 불러일으켰었다.

교황 발언이 알려지면서 이슬람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자 로마 가톨릭은 "교황은 종교적 이유로 인한 폭력을 거부하겠다는 명확한 뜻을 보여 준 것"이라며 "이슬람권을 공격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으나 가톨릭 교회가 습격을 받는 등 파문이 더욱 확산되게 교황이 직접 사과에 나선 것이다.

자신의 발언으로 가톨릭에 대한 비난과 테러가 발발하자 서둘러 사과를 한 교황 베네딕토 16세. ⓒAP=연합뉴스


이슬람권, 교황발언에 엇갈린 반응

교황 사과에 대해 이슬람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무슬림 형제단'은 "교황이 이슬람에 대해 자신의생각과 비전도 설명하기 바랬다"면서도 "이번 발언은 교황의 사과로 충분하다고 간주한다"며 수용입장을 밝혔다. 독일의 이슬람 중앙위원회 역시 "시위를 잠재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약"이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자지라> 신문은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식의 해명보다 분명하고도 강력한 사과를 해야 한다"며 교황 사과 수위에 불만을 토로했다. 시리아도 "해명한 것이지 사과가 아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란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가톨릭 비난 집회를 열기도 했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이슬람권 테러 추정 사건 잇따라

교황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교황 발언으로 빚어진 이슬람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의 교회 두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교황발언에 불만을 가진 자들의 소행인 것으로 현지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또 각국에서 선교활동을 발이고 있는 가톨릭 선교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에서는 지난 수년간 이곳에서 선교와 봉사 활동을 벌이던 수녀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경찰도 교황의 사과 발언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톨릭교회가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의 섣부른 발언으로 가톨릭의 오랜 권위에 금이 가며 가톨릭도 국제분쟁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로 휘말려드는 양상이다.
임지욱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