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4대강본부는 파우스트 클럽인가"
"생태학자 변신 보니 영혼 판 파우스트 떠올라"
이상돈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차윤정 실장이 임명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국민들의 건강·레저 활동은 문명의 발상인 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4대강사업을 옹호한 데 대해 그동안 차 실장이 언론에 썼던 4대강사업 반대 글들을 소개하며 차 실장의 변신을 질타했다.
한 예로 차 실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일보>에 “한강 유역에 사는 식물종만 해도 대략 700여종, 수서곤충은 100여종, 민물고기 50여종, 그리고 새도 50여종이나 된다. 그러나 우리가 기술하는 강의 정보란 여울, 소(沼), 습지, 연못, 수충부, 모래 톳, 수로, 유속, 유량 등 많아야 20개 정도다. 그나마 이 속성들 사이의 생태적 관계는 미처 파악하지 않았을 뿐더러 통합적으로 논의하지도 않는다"며 "이제 강을 수로와 수심과 수변으로만 다듬는 '사업'을 한다고 예산까지 구체화하였다. 뭘 어떻게 해서 자연의 아름다운 강보다 더 아름다운 강을 만든단 말인가"라며 4대강사업을 비판했었다.
이 교수는 차 실장의 이같은 글들을 소개한 뒤, “'뭘 어떻게 해서 자연의 아름다운 강보다 더 아름다운 강을 만든단 말인가'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콘크리트 삽질을 꼬집었던 한 ‘생태학자’의 변신을 보니, 영혼을 팔아버린 파우스트를 떠올리게 된다"며 "사업본부장인 심명필 교수도 한때는 정부 연구비를 받아서 '보를 만들면 수질이 악화된다'는 연구를 했고,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구사업이 생태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반대한 적이 있었으니, 4대강 본부는 ‘파우스트 클럽'인가"라는 독설을 날렸다.
다음은 이 교수의 글 전문.
4대강 사업본부는 ‘파우스트 클럽’?
지난 주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사업본부 환경부본부장 겸 홍보실장(1급)에 차윤정 경원대 산업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44)을 임명했다. 나는 차 실장을 잘 모른다. 경향신문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차 실장은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박사 출신으로 <숲 생태학 강의> <숲의 생활사> 등 저서로 알려진 산림 생태학자이고, 한나라당이 2007년 발족한 운하정책 환경자문교수단으로 활동한 전승훈 경원대 도시계획 조경학부 교수가 남편이라고 한다. 차 실장은 부본부장 임명 후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국민들의 건강·레저 활동은 문명의 발상인 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지금의 강은 퇴적토사 등으로 노후화했는데 그렇다고 지금의 강을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니 다시 젊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향신문 5월 18일자 기사)
차 실장의 이름을 검색해 보니 한국일보에 숲과 생태계에 대해 칼럼을 써 온 것을 알게 됐다. 차 실장은 지금부터 3주일 전에 다음과 같이 썼다.
“씁쓸한 사실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자연이라고 보고 믿는 것들이 사실은 완전한 자연이 아니거나 인간에 의해 변형돼 완화된 자연일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대부분은 자연의 희생을 담보로 이루어졌다. 자연의 조건이 극단적일 수록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 역시 극단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며 자연의 희생 역시 극단적일 수밖에 없다. 인간의 기술은 자연을 극복함과 동시에 자연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진보해야 한다.” (한국일보 2010년 4월 29일자 칼럼 ‘봄비는 그래도 단비다’)
어제 4대강 사업 부본부장이 되고 한 말과는 사뭇 배치되는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인간의 기술은 자연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진보해야 한다“고 했으니 말이다. 작년 가을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밀어 붙이려고 하고 국회에서 4대강 문제가 뜨거운 쟁점을 부각했을 무렵에 차 박사는 이렇게 썼다.
“한강 유역에 사는 식물종만 해도 대략 700여종, 수서곤충은 100여종, 민물고기 50여종, 그리고 새도 50여종이나 된다. 그러나 우리가 기술하는 강의 정보란 여울, 소(沼), 습지, 연못, 수충부, 모래 톳, 수로, 유속, 유량 등 많아야 20개 정도다. 그나마 이 속성들 사이의 생태적 관계는 미처 파악하지 않았을 뿐더러 통합적으로 논의하지도 않는다. 이제 강을 수로와 수심과 수변으로만 다듬는 '사업'을 한다고 예산까지 구체화하였다. 뭘 어떻게 해서 자연의 아름다운 강보다 더 아름다운 강을 만든단 말인가.” (한국일보 2009년 10월 1일자 칼럼 ‘흐르는 강물처럼’)
“뭘 어떻게 해서 자연의 아름다운 강보다 더 아름다운 강을 만든단 말인가”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콘크리트 삽질을 꼬집었던 한 ‘생태학자’의 변신을 보니, 영혼을 팔아버린 파우스트를 떠올리게 된다. 사업본부장인 심명필 교수도 한때는 정부 연구비를 받아서 “보를 만들면 수질이 악화된다”는 연구를 했고,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구사업이 생태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반대한 적이 있었으니, 4대강 본부는 ‘파우스트 클럽'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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