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흐모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하마스가 연립내각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의 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압바스 수반, 하마스와 연립 정부 구성 합의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수반과 하마스의 온건파 이스마일 헤니예는 수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원조와 이스라엘과의 협상 재개를 위해 연립 내각 구성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그러나 하마스의 무력투쟁의 완전 포기와 이스라엘의 존재 인정을 촉구한 국제사회의 요구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이스라엘이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마스는 지난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집권당을 파타당을 누르고 승리해 정국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서방국가들은 하마스가 승리하자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며 하마스 정부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혀왔다.

통신은 특히 하마스 집권이후 국제원조 중단으로 팔레스타인 정부의 임금지급 불능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하마스 관련 무장세력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곳곳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한 국민불만이 커지자 하마스가 연립내각 구성에 합의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압바스 수반은 하마스와의 합의 사실을 발표하면서 "연립내각을 수립하려던 노력이 마침내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면서 "수일내 연립 내각 구성을 위한 노력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압바스 수반의 보좌관인 나빌 아부 르데네는 "압바스 수반이 48시간 이내에 연립내각 구성을 위해 의회 해산을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하니예 총리도 연립 내각 구성 계획을 발표하며 자신의 자리는 계속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한다"며 "연립 내각 구성에 합의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국제사회 세 가지 평화조건 수용 촉구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파타당의 연립내각 구성 합의에 대해 마뜩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의 발표가 있을 직후 "팔레스타인에 어떤 정부가 들어선 건 상관없다"며 "국제사회가 제시한 세 가지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지적한 조건이란 하마스의 무력투쟁 중단, 이스라엘의 존재 인정, 기존의 평화협정 준수 등이다.

그러나 이번 하마스와 파타당의 합의에서는 이스라엘의 존재 인정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어 앞으로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양국 평화협상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