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사태 5주년을 앞두고 오사마 빈 라덴이 알카에다 지도부와 함께 9.11 공격을 계획하는 현장을 녹화한 비디오가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돼, '제2의 공격'을 위한 예고탄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은 7일(현지시간) 빈 라덴과 알카에다 고위지도자들이 9.11사태 발생 이전 사건 주도자들을 만나 공격을 격려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3분가량 공개했다. 짙은색 옷을 입고 훈련캠프를 시찰하던 빈 라덴은 알카에다 전사들에 대해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또 이들이 성공하도록 신에게 빌어달라고 부탁한다"며 "이들이 총을 잘 쏘고, 의지를 단단히 해 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원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공개된 동영상에는 9.11 사태 당시 항공기를 공중 납치해 폭파시킨 두명도 포함돼 있었으며, 알카에다 군사지도자 아부 하스 알 마사리와 9.11사태를 조정한 람지 빈 알 사이바가 아프가니스탄의 훈련캠프에서 만나는 장면도 포함돼 있었다. 알 사이바는 이미 지난 2002년 미국 정보당국에 의해 체포돼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 중이다.
특히 비디오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아랍 이슬람교도인 아부 알 투라브 알 어두니가 공격 훈련을 감독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비디오는 알카에다의 훈련장면을 소개하면서, 이들이 항공기 조정 훈련뿐만 아니라 시가전을 벌이는 교육과 공문서를 위조하는 방법까지 훈련받았다고 밝혔다. 비디오에는 복면을 한 병사들이 발차기와 상대방을 제압하는 방법을 훈련하는 모습, 그리고 휴대용 칼을 다루는 모습 등도 담겨있었다.
9.11사태 5주년이 몇일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알카에다가 새로운 비디오를 공개했지만 그 의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aljazeera.net
<알자지라> 방송은 "이 비디오는 9.11사태 이전에 녹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9.11사태 5주년을 앞두고 알카에다가 이번 비디오를 공개한 의도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송은 "9.11 사태는 보스니아와 체첸의 이슬람교도들이 고통 받는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알카에다가 주장한 점을 들어 "알카에다가 이슬람권 국가들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방 전문가들 일각에서는 이번 테이프 공개가 9.11 5주년을 맞아 '제2의 공격'을 단행하기 위한 예고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미국과 서방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같은 테이를 공개하면서 "9.11사태 이후 알카에다의 명성이 금이 가고 있다"며 "그 이유는 알카에다가 요르단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이라크에서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 자신들과 알카에다간 유착을 의심하는 시각을 경계했다. <알자지라>는 90분 분량의 테이프 가운데 이번에 3분 가량만 공개, 나머지 테이프의 공개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