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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숙 헌재소장, 국회 인준 통과 '위태'

한나라-민주-국중 반대기류 강해, 민노도 반대의견 대두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열린우리당은 원칙적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반대의 뜻을 표명할 것으로 보이고,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역시 부정적인 의견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특별위원회는 7일 오전까지 파행을 겪었던 전효숙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이날 오후 다시 열었다. 인사청문 특위는 파행으로 인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여야 합의로 8일 오전 한 차례 더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한나라 "자질 부족-정치적 중립성 담보 못해"

한나라당 특위 위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전효숙 후보자의 자질이 부족함과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음을 질타했다. 김재경 위원은 "후보자가 헌법에 대해 오래 연구하고 재판한 법률 전문가라면 청와대 민정수석의 전화 한 통으로 사표를 낸다는 것이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법조항만 읽어봤어도 권유대로 따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비판적 의견을 밝혔다.

이런 기류 때문에 한나라당 위원들은 전효숙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힘들 것을 우려하며 대부분 임명동의안에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연수원 시절 교수와 제자 관계로 이번 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위원 중 유일하게 전 후보자에 대한 명확한 반대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김재원 위원도 이날은 몹시 화가 난 모습을 보였다.

김재원 위원의 "민정수석으로부터 전화받기 전에 누구에게 통보받은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전 후보자는 "청와대에서 재산을 담당하는 분이 후보군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재산관계를 검증한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 위원이 다시 "그게 전부인가"라고 거듭 묻자 전 후보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결국 폭발한 김 위원은 "장-차관 인사도 아니고 헌법기관의 수장을 지명하는 절차가 어떻게 됐는지 묻는데 정확하고 분명히 답변할 필요가 있다"며 "질문을 마치겠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민주 조순형 "민정수석 전화받고 사퇴한 것은 심각한 일"

민주당 역시 아직까지 유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국회에 돌아온 조순형 의원의 연일 강도높은 비판으로 반대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다.

조순형 위원은 "민정수석의 전화를 받고 사퇴했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것 같은데 이는 헌법기관 수장의 위신 등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며 "또 이라크 파병 동의안에 대해 각하 의견을 내면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외교, 국방의 경우 법률적 잣대로 해결하는 것을 자제하고 대통령 등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소극적으로 해석하면서 소장 임무를 제대로 할 수 있겠나"라고 질타했다.

국민중심당도 반대 기류가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열린우리 "자질-능력 훌륭하고 여성이라는 장점 있다"

열린우리당은 전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이 훌륭하고 여성이라는 면에서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의원 전원이 찬성한다고 해도 과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백98명으로 열린우리당 1백42명, 한나라당 1백26명, 민주당 11명, 민주노동당 9명, 국민중심당 5명, 무소속 5명 등이다. 전효숙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려면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당연히 캐스팅보트를 쥔 민주노동당의 선택이 주목된다.

박용진 민노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아직까지 당론으로 정해지진 않았다"면서도 "오후 3시 정도까지는 그래도 부결시킬 수 있겠나란 의견이 강했는데 이제 부결시켜야 한다는 강경 의견도 나오고 있어 내일 오전에 어떻게 결정될 지 모르겠다"고 구체적 답을 피했다.

민주노동당까지 반대 당론을 정하게 된다면 사상 첫 여성 헌법재판소장의 탄생은 어려울 전망이다. 만일 전효숙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정기국회 초반부터 정국은 급랭할 가능성이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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