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변협, '4대강 토론회' 일방취소 파문
대대적 홍보 해놓고 주제발표 전날에 '없던 일'로. 외압 의혹
대한변협은 앞서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1~23일 청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국제적 규모의 '제1회 인권ㆍ환경대회'를 연다며 전국의 법대 교수들에게 초청장까지 보냈다. 대회 주체는 변협이었고, 후원은 조선일보사·북한인권시민연합·환경운동연합이었다.
당초 김평우 변협 회장은 초청장에서 “변협은 이제 인권옹호활동과 환경문제에 대하여도 높은 사명감을 갖고 대외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인권·환경사업을 전국적·국제적 규모로 키우며 지속적·조직적으로 추친해 나가 국민과 인류에 봉사하는 국제적 변호사단체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의의를 평가했다.
실제로 '인권대회' 날인 22일에는 윗팃 문타폰 UN북한인권특별보고관, 권오곤 구 유고국제형사재판소 부소장 등이 발제자로 참석한 가운데 'UN에서의 북한인권', '북한인권에 관한 입법 필요성', '반인륜범죄에 관한 국제형사재판권' 등을 주제로 당초 예정됐던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그러나 23일 예정된 '환경대회'와 관련, 대한변협은 22일 오전 토론발제자 등에게 '이사회 결정사항'이라며 이날 잡힌 3개의 섹션 중 세번째 섹션을 빼기로 했다고 일방통고했다. 당초 이날 토론회는 1섹션 '환경법 발원에서부터 기후변화조약까지', 2섹션 '동북아시아의 환경협력', 그리고 3섹션 '한국의 환경문제와 변호사의 역할'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3섹션에서는 안병욱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의 주제발표를 들은 뒤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 박오순 변호사, 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학과 교수 등이 최대 환경현안인 4대강 사업을 놓고 100분간 토론을 벌일 예정이었다. 변협에 미리 제출한 안병욱 소장의 발제문은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이었고, 4대강 사업 저지 국민소송을 진행중인 이상돈 교수는 당연히 비판적이고 박오순 변호사도 비판적이었다. 이들은 모두 주최측에 발표문 및 토론회 발췌문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될 발제문과 팜플렛 등은 이미 제작되고, 일부 주제 발표자 등은 이미 청주에 내려가 있는 상태였다.
이상돈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변협으로부터 제3섹션이 통째로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팜플렛과 발표문이 이미 만들어져 있고 변협이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했던 4대강 사업 토론회를 토론회 전날에 일방적으로 취소하겠다고 통고한 배경은 보나마나 뻔한 것 아니겠냐"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아무리 4대강 사업을 강행하려 하더라도, 국제적 명성이 높은 외국의 모 과학전문잡지 취재진이 최근 방한해 4대강 사업 논란에 대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교수모임 등 환경운동관계자들과 만나고 야당 등과도 인터뷰를 해 다음달에 기사를 내기로 하는 등 4대강 사업은 국제적 환경문제로 급부상하려 하고 있다"며 "이러한 국제적 움직임은 현재 진행중인 4대강 국민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내 최대 변호인단체인 변협이 대대적 홍보까지 한 국제적 규모의 토론회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4대강 토론회를 일방적으로 백지화하면서 외압 논란은 불가피하며, 변협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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