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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서포터즈 날로 과격, '훌리건' 되나

부활조짐 보이는 K리그 열기에 찬물 끼얹어서야

K리그의 '12번째 선수'라고 일컬어지는 서포터즈들 중 일부 서포터즈들의 과격하고 폭력적인 행동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후기리그 개막전서 오물투척, 방화사건 잇달아

지난 23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FC서울과 수원삼성간의 K리그 후기리그 개막전이 열리고 있었다.

양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서있던 후반 29분경 수원의 주장 김남일이 서울 안태은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고금복 주심에 의해 경고 2회 누적으로 퇴장을 명령받자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수원의 서포터즈의 진영에서 서울의 김병지 골키퍼가 서있던 서울을 골문쪽으로 물병과 쓰레기통 등 위험한 물건들이 날아들었다.

그라운드 안에 있던 선수들이 서포터즈들이 던진 이런 물건들을 몸에 맞았다면 자칫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날 또 다른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 수원 서포터즈석 뒷편의 'FC서울'이라 적힌 플래카드가 불에 타는 일이 벌어졌는데 당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설치된 폐쇄회로 화면에 잡힌 모습은 누군가 플래카드에 고의로 불을 낸 것으로 보였다. FC서울측은 이 사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사건이 누군가에 의해 저질러진 고의적인 방화라고 밝혀진다면, 그리고 이런 방화행위를 한 사람이 수원의 서포터즈 중 한 명이었다고 밝혀진다면 이는 심각한 경기장 폭력사태의 한 형태로서 수원구단에게도 징계가 내려질 수 있는 사안이다.

선수-심판에 입에 담기 힘든 욕설 예사, 서포터즈간 폭력사태 위험도

K리그 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을 찾아본 팬들이라면 양 팀 골문 뒷편에 마련된 서포터즈석에서 조직적으로 응원을 펼치는 서포터즈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들이 펼치는 조직적이고 신나는 응원모습에 저절로 흥이 날때도 있지만 한편 이들 서포터즈 중 일부에서 내뱉는 입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의 욕설때문에 놀라게 될때가 많다. 한 구단의 서포터즈 응원구호 중에는 "심판 눈떠라!" 같은 애교성 항의구호도 섞어있으나 아예 심판에 대한 원색적인 욕설이 포함되어있는 경우도 있다.

욕설문제도 문제이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이들의 이런 욕설이 나중에는 경기장 난입, 오물투척, 서포터즈들 간의 폭력사태 같은 경기장폭력으로 이어진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런 폭력적인 행동은 유럽축구계의 영원한 골칫거리인 훌리건들의 행동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행동의 죄질은 그들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한국의 2006 독일월드컵 16강 탈락 이후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K리그가 다시금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 시기에 K리그 활성화의 첨병 노릇을 해야할 서포터즈들이 비록 일부이긴 하나 이렇듯 불미스러운 경기장폭력을 야기시키는 주범 노릇을 한다면 모처럼 경기장을 찾는 축구팬들과 어린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고 K리그 열기에 찬 물을 끼얹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도 각 구단을 통해, 그리고 경기장을 찾는 서포터즈들에게 이런 점을 주지시키고 경기장 폭력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더욱 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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