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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법무, 공수처 설치 등 '오락가락'

[인사청문회] 야당 "대통령 코드에 맞추려는 모습 역력"

김성호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공직자부패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던 학자 시절과는 달리 "지금 현재는 아직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론과 정부부처가 협의한 정책을 이끌어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입장을 바꿨다.

"공수처 설치, 학문적 소신과 달라도 정책을 이끌어 가야"

김성호 후보자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개인적 견해로는 권력의 이원화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직자로서는 국가정책을 수행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비록 그것이 학문적 연구 소신과 달라도 정책을 이끌어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생각이 바뀐 이유에 대해 "학문적 연구를 할 때는 공수처 설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지만 그건 학문적 연구 결과이고 중요한 것은 실제 사회에서 어떻게 제도를 접목할 것인가"라며 "검찰이 불신을 받고 국민들이 특수한 부패방지기구를 원하고, 각당에서 공약을 하는 상황이므로 공직자로서는 소신 문제가 아니고 국가정책을 수행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설치가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성호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오락가락 소신으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연합뉴스


"이재용은 '깡'이라도 있다던데 김 후보자는 '깡'도 없다"

김 후보자 답변에 곧바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소신'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여론과 정부부처간 협의를 핑계로 제대로 된 정책을 수행하지 않으면 문제"라며 "여론과 정부부처간 협의대로 한다면 어떤 사람이 법무부장관이 되도 상관없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주성영 의원도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하면서 '깡이 있어서 했다'고 말했는데 김 후보자는 깡도 없는 것 같다"고 비꼬우며 "오늘 답변을 보니 대통령 코드에 맞추려는 모습이 역력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축하한다는 말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질타했다.

"'바다이야기', 여러 점이 미흡했다"

'바다이야기' 파문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김 후보자는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는지를 묻는 문병호 열린우리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사안의 내용을 자세히 몰라 답변 드리기 어렵다"며 "여러 점들이 미흡했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에게 바다이야기 관련 질의를 했던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천 장관에게 질문을 했는데 그 때 천 장관은 아무 문제 없다는 답변을 했다"며 "검찰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보냐"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좀 부족한 점도 있었다고 본다"고 구체성이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았다.

"최근 법조비리에 대해 사과, 대책 마련할 것"

김 후보자는 법조 비리에 대해선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서, 또 부패방지에 종사했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 국민 여러분의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사과한 후 "법조브로커가 발붙일 여지가 없도록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건처리 원칙과 기준을 수리하고, 이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법조비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이기 때문에 검찰개혁이 후퇴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는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김 후보자는 "중요한 것은 어디 출신이 아니라 개혁의지가 있는지 여부"라며 "검찰개혁은 꾸준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법조계 현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검사 징계에 대해 "현재는 면직 제도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해임 정도는 돼야 징계의 실익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고, 검-경 수사권 조정문제에 대해 "경찰의 자율성도 어느 정도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법적 통제가 전혀 없으면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김 후보자는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사건' '바다 이야기 파문' '검찰총장의 대리사과' 등 법조계 현안이 되고 있는 각종 사안에 대해 "아직 보고를 받지 못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언급은 부적절하다" 등 책임없는 답변으로 일관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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