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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핫머니' 끌어들이는 MB 환율정책

[송기균의 마켓뷰]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숨겨진 본질

외국인이 10월에만 10조원어치의 국내채권을 순매수하였다. 올해 국내채권시장에서만 순매수한 금액이 47조6,000억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올해 29조1,000억을 순매수했다.

외국자금이 국내 채권과 주식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우리 경제의 장기성장잠재력을 높게 평가해서일까? 아니면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핫머니들일까?

<한겨레 신문>이 11월20일자로 자본시장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의 상당부분이 미국의 저금리에 따른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일 것으로 추정된다. 공격적으로 들어온 만큼 공격적으로 철수할 가능성도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핫머니는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오고 목적이 달성되면 순식간에 차익을 실현하고 떠난다. 핫머니의 유출입에 따라 주가와 금리와 환율이 급등락하여 실물경제에 큰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단기차익이다. 예를 들어 ‘달러 캐리 트레이드’에 의해 국내채권에 투자하는 경우를 보자. ‘달러 캐리 트레이드’란 미국에서 자금을 차입하여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다.

차입한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므로 투기자금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투자가 잘 못될 경우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리스크를 지고도 들어오는 돈들이다. 그러므로 수익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하지 않으면 쉽게 손댈 수 없는 것이 ‘달러 캐리 트레이드’다.

그 투기꾼들이 노리는 것은 일차적으로 금리 차이다. 달러를 빌릴 때의 차입금리와 투자한 국내채권과의 금리차이만큼 이익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들은 순수하게 금리차이를 보고 공격적으로 국내채권에 투자한 것일까?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다. 왜냐면 환율이 그들에게 불리하게 움직인다면 단 며칠 사이에 금리차이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로 국내채권에 투자한 돈들은 환차익을 노린 돈들일 가능성이 크다.

달리 말하면 현재 원화환율이 크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확신한 투기세력들이 공격적으로 국내 채권과 주식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금은 달러로 차입한 빚낸 돈들이고.

과연 원화환율이 어느 정도나 저평가 되어 있길래 외국의 투기세력들이 저리도 공격적으로 투기에 나선 것일까? 현 정부 출범일인 2008년 2월25일과 어제(11월20일)의 주요국가 환율을 비교해 보면 원화가 엄청나게 저평가되어 있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송기균

일본 엔화의 가치가 20%나 상승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신용평가 강등의 위기에 있는 영국을 제외한 주요국가들의 통화가 대부분 평가절상 되었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중국,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경제가 취약한 인도네시아도 통화가치가 4% 하락에 그쳤는데 우리만 18%나 하락하였다. 누가 보아도 정부의 인위적 고환율 정책이 아니면 지탱하기 어려운 환율수준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입은 엄청난 손실을 만회할 기회를 노리는 국제 투기자금이 이것을 놓힐 리가 없다. 달러로 차입한 돈을 공격적으로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원화절상에 따른 환차익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핫머니의 유출입은 국내경제에 불필요한 비용만 초래하고 이익이 하나도 없는 백해무익한 독버섯과 같다. 그러므로 외국자금이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다고 해서 좋아만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유발하는 부작용을 방지할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

브라질은 자본거래세를 도입하고, 이웃 대만도 외국투기자금에 규제를 부과한다고 한다. 우리 경제는 소위 ‘소규모 개방경제’이므로 그런 조치를 취할 경우 부작용이 클 거라고 우려들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현명한 조치는 무엇일까? 시장에 맡기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시장원리란 가격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외국의 투기세력이 원화가 아주 싸다고 확신하여 엄청난 돈을 차입하여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면 그것을 막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그들에게 원화를 비싸게 팔면 된다. 지금처럼 외국 투기세력에게 헐값에 원화를 넘겨주지 않고 정당한 가격을 치르도록 하면 환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은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도 알 수 있는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런데 정부는 무리를 해가면서 원화의 환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다. 수출대기업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보장해주려는 것이다.

강만수씨가 11월13일 전경련 초청강연에서 한 말이 그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3분기에 사상최대의 실적을 냈다고 하지만 환율효과와 재정지출 효과를 빼면 사상 최대의 적자가 됐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수출대기업들이 80년 만의 최악의 금융위기 속에서 사상최대의 이익을 내는 이면에는 국민들의 엄청난 희생이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대기업들이 상반기에 고환율에 의해 40조원의 이익을 보았다면 국민들은 40조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환율 정책’은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 수출대기업의 금고로 가져가는 ‘소득재분배 정책’인 것이고, 이 잘못된 정책이 핫머니의 천문학적인 국내유입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송기균 경제연구소장

댓글이 6 개 있습니다.

  • 4 0
    111

    금 달러 많이 올랐더라........ 1200달러 돌파 할려고 하던데
    1000달러 넘는다고 한지 6개월전이었나.....
    향후 6개월정도 지나면 1500달러를 넘어서 2000달러를 향해 가고 있을거야

  • 0 20
    무현이도

    무현이도 환율방어에 외평채를 펑펑 발행하며 1200원대 환율을 방어하려고 할때도 같은 기사 올렸냐?? 무현이때는 경기 호황시절이라 딱히 환율을 방어할 필요도 없었다.
    지금은 수출만이 국내경기를 부양하는 길이고, 달러가 부족해서 제2의 외환위기가 온다고 떠는 좌빨들의 주장을 조금 받아들였을 뿐이다.

  • 2 4
    록포드

    소로스를 국빈대접한 놈도 있지. 홀라당 다 벗어주고. 마하티르에 비하면
    초등생같은

  • 12 1
    호수

    중국은 대미 인민폐의 평가절상 압박에 대해 묵묵부답,일본은 오끼나와 후텐마 비행장 이전문제와 아프간지원에 대해서도 반대한다.우리 한국은 무엇인가, 이미 완료한 FTA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국민이 없으면,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국회의원도 존재할 필요가 없다.파부침주(破釜沈舟)의 자세로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서 체감경제가 나아지길 바라는 바이다.

  • 7 1
    호수

    이번 오바마 아시아 방문중 일본, 중국과 비교해 볼때 유독 한국에서만 대통령 방문시 회담의 분위기나 효과가 크다고 홍보한다.일본과 중국은 이미 미국의 힘이 기운 것을 알고 자기색깔 찾기에 나선 것 같다.한국의 색깔은 무엇인가? 대일본, 대중국, 대미국의 외교정책은 실리와 명분
    을 다 살릴 수 있는 근거리, 원거리도 아닌 同距里 외교가 아닐까?

  • 59 0
    공감

    고환율정책 뿐만 아니라 2MB의 모든 정책이 서민들의 돈을 빼내 부자들에게 나눠주는 소득재분배 정책이다. 부자감세, 투기조장, 땅부자들이 좋아할 대운하(이름만 슬쩍 4대강으로), 노동유연성 강화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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