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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해찬', 골프의혹 급속 확산

김양수 의원 "(주)삼미, 3.1절 골프후 부적격에서 적격으로"

지난 3.1절에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와 골프를 쳐 물의를 일으켰던 부산지역인들이 공동주주인 주식회사 삼미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것과 관련, (주)삼미가 당초 자격미달로 발행신청이 반려됐으나 이 총리와 골프 회동후 허용됐던 사실이 새로 확인되면서 '이해찬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김양수 의원 "1차 탈락했다가 이해찬 골프후 선정"

한나라당 '권력형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소속의 김양수 의원은 22일 서울 구의동에 있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 현장조사에서 개발원에서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삼미는 상품권 발행실적이 전무한 상태에서 경품용 상품권 지정업체로 선정, 1차 부적격 판정 이후 한 달만에 지정업체로 선정됨으로써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삼미는 지난 해 12월 20일 상품권 발행 및 제작을 위해 등기부등본에 등기를 했고, 올해 1월 30일 상품권 지정신청을 했으나 반려됐다. 개발원측은 당시 "1차 반려 당시 경품용 상품권 발행을 위한 조건으로 일반 문화상품권의 판매실적이 있어야 하지만 삼미는 판매실적이 전혀 없었고, 당시 판매에 대한 회계처리 및 전산 판매 현황을 확인하지 못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품권 상품권 발행과 연관된 '이해찬 골프 의혹'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삼미는 2월 17일 재신청을 했고, 공교롭게도 이해찬 당시 총리와 삼미측 주요주주들이 함께 골프를 친 3월1일부터 보름 뒤인 3월 15일에 정식허가를 받았다. 3.1절 골프에는 박원양 삼미건설 회장,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등이 참가했으며 이들은 모두 삼미의 주요주주들이다. 박원양 회장은 2002년 대선 전후로 노무현대통령 측근인 최도술씨 등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삼미의 주요 주주에는 3.1절 골프 파동의 주역인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의 세운철강이 8.1%, 강병중 전 상공회의소 회장이 5.4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게임산업에 전현직 상공회의소 회장이 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도덕적 비난과 함께 정-관계 특혜 로비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미, 신청서류 조작 의혹도"

김 의원에 따르면, 삼미는 경품용 상품권 지정 신청서에 예상 발행계획을 2006년 2월 1차에 예상 발행매수는 6백만장, 발행총액을 3백억으로 신청했고, 같은 해 6월 2차에는 발행매수 1천5백만장, 발행총액 7백50억원으로 발행계획을 신청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2006년 3월부터 7월까지 삼미는 8천1백60만장을 발행하고, 발행금액이 4천80억원에 달해 엄청난 이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또 "삼미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제출한 신청서류에서 1백여 개의 가맹정 모두 소재지가 서울에 있고, 가맹점 24개 가맹점의 상환금액이 9만2백50원, 29개 가맹점이 9만9천7백50원, 34개 가맹점이 9만5천원으로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료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가맹점당 상품권 이용 소비자수가 달라야 함에도 관련규정의 허점에 따라 지정업체의 부실자료 제출이 지정업체의 가맹실적 심사의 심각한 부실로 이어졌다"고 질타했다.

김양수 의원(경남 양산)은 부산-경남 일대에서 유진종합건설을 일군 기업인 출신으로 부산 상공계 움직임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004년 아파트분양권가 공개 논란이 한창일 때, 건설업체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아파트업계의 분양가 폭리가 극심하다"고 양심선언을 하며 분양원가 공개에 찬성해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우종식 "골프로 인한 압력, 원장직 걸고 없었다"

이같은 김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은 "타임 스케줄상 그런 의혹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서는 그런 압력이 없었다"며 "업무처리의 미숙함은 다소 있었을지 몰라도 골프로 인한 압력 등은 원장직을 걸고 없었다"고 강력 부인했다.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권을 쥐고 있는 한국게임사업개발원의 우 원장은 그러나 IT분야의 노사모라 불리는 '노무현대통령을 위한 정보통신기술인의 모임'(약칭 현정포럼) 멤버로 여권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맺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선정 과정을 둘러싼 의혹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는 2004년 3월 3년 임기의 개발원장이 된 후 상품권이 인증제에서 지정제로 바뀐 2005년 5월부터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김성호 법무장관 내정자에게도 불똥 튈듯

한편 이해찬 골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성호 법무장관 내정자에게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김성호 내정자가 국가청렴위 사무총장 재직시절 '이해찬 골프 의혹'에 대해 면죄부를 준 바 있기 때문이다.

국가청렴위는 지난 6월26일 이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이해관 골프 파문과 관련, “골프를 같이 했던 인사들은 총리의 직무관련자로 볼 수 없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총리직을 사퇴했으므로 종결 처리했다”며 "이해찬 전 총리의 3·1절 골프는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혔었다.

따라서 이해찬 골프 의혹이 증폭될 경우 김성호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 "'바다이야기' 의혹 수사를 하는 검찰을 총괄하는 법무장관으로 자격미달"이라는 야당 공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질 전망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경우 이밖에도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차관 경질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측근을 낙하산 인사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불명예 퇴임후 각종 구설에 휘말리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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