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켜줄 사자별 되소서"
[헌시] 김영환 "당신은 한번도 저희를 원망한 적이 없었습니다"
김영환 전 장관(54)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는 헌시를 21일 <뷰스앤뉴스>에 기고했다. 고인의 발탁으로 국민의 정부때 최연소 과학기술부장관을 지냈던 그는 고인이 한반도를 지켜주는 "사자별"이 되주기를 간원했다. 김 전 장관은 치과의사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여러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다음은 헌시 전문.
평화의 땅 하늘나라에 사자별 되소서
Ⅰ.
세브란스병원 집중치료실 인공호흡기 떼고
나로호 인공위성타고 하늘나라 사자별 되어
북녘 땅 대동강 굽어보고 어린 시절 하의도 고향집 훨훨 날아가고파
그리도 황망히도 떠나신 건가요?
“김대중 석방하라”, “비상계엄 해제하라” 외치다 쓰러져 간
광주영령들 부둥켜안고 상처 보듬으며 목 놓아 우셨나요?
하늘나라 가셔서 부엉이 바위 밀짚모자 노무현대통령 만나 부둥켜안고
봉화마을 논에서 나온 오리쌀로 빚은 막걸리 한잔 하셨나요?
소떼 방북 정주영 회장님, 금강산 소나무 정몽헌 회장은 만나셨나요?
박종철, 이한열, 문익환 목사님, 장준하 선생님 무슨 별이 되셨든가요?
김구 선생님, 안중근 의사께서는 반가워하시던가요?
아키노 상원의원도 만나고, 마르틴 루터 킹 목사도 만나셨나요?
연금중인 아웅산 수지 여사는 찾아가 보셨나요?
아직 동티모르에는 못 가보셨지요?
Ⅱ.
떨어진 혈압 이제 정상 찾고 호흡 맥박 정상으로 되시거든
하루에도 분단의 벽 무시(無時)로 넘나들고 통일의 햇살 내려주실거죠?
한 평생을 오라처럼 칭칭 감고 사시던 지역주의 쇠사슬을 끊고
적의 번뜩이는 이념의 벼랑을 훌쩍 뛰어 넘어
평화의 땅 하늘나라에 사자별 되러 그리 황망히 떠나신 건가요?
세계에서 가장 빨리 IMF 금융위기 극복하고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민주적인 여야 정권교체를 실행했습니다.
당선자 시절 빌게이츠 회장을 만나
“이 나라의 아이들이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시더니
끝끝내 IT강국이 되었지요.
임기 중에 과학기술 세계 5위 강국으로 벌떡 일어섰구요.
노벨 평화상도 받으셨고요.
Ⅲ.
그런 당신을, 우리는 친북 용공으로 몰아 두 평의 감옥에 쳐 넣고
바다 속에 수장하려했습니다.
칠성판에 온 몸을 묶고 손발에 돌을 달았어요.
사형수로 십자가에 매달으려 했습니다.
국민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아! 그런데 당신은 저희들을 용서했습니다.
당신은 잠시 자유였습니다, 두 평의 감옥 속에서
당신은 잠깐 행복했습니다. 가족을 만나는 면회실 곰보딱지 앞에서
당신은 잠시 평안하였습니다. 50여 차례의 연금기간 동안
참 고단한 시절이었죠?
아! 그 한을 다 어떻게 녹여 용서의 강을 만드셨나요?
1980년 당신이 사형수가 되어 육군 교도소에 있던 시절
이 땅의 지식인 누구도 당신을 죽이면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신군부의 서슬에 눌려 당신의 죽음은
이미 나약한 우리들의 양해사항이었습니다.
“김대중은 무죄다” 이불 속에서만 모기소리로 외쳤습니다.
이 ‘무참한 침묵’을 이제서야 당신께 고백합니다.
아! 그런데 당신은 단 한 번도 저희를 원망한 적이 없었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소외된 자들의 벗이었고, 고통 받는 자들의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냉정한 방관자였습니다.
Ⅳ.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난 그날 밤
누가 그러는데 전남 강진 다산 초당 오르는 길에 대숲에서
어제 밤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누가 그러는데 충북 괴산 청천면 삼송리 백두대간에
천년 넘은 왕 소나무 큰 가지 하나가 그날 밤 툭 부러졌다고 합니다.
하늬바람이 들려준 소식에 의하면
묘향산 보현사 앞마당 백일홍이 며칠 전부터
붉게 피어 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백두산 이끼바위도, 지리산 관음죽도, 무등산 갈대도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흐느껴 운다고 합니다.
Ⅴ.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나고 나니 비로소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가 함께 울고 있습니다.
당신의 육신을 영안실에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영남과 호남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난 지금
광화문의 진보와 시청앞의 보수가 머리 끈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주먹을 펴고 악수를 하기 시작했답니다.
어째서 우리는 당신을 통해서만 하나가 되는 건가요?
어째서 당신의 죽음을 통해서만 남과 북이, 동과 서가 하나가 된답니까?
Ⅵ.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신의 숨길을 막은 것은 폐렴만은 아니었습니다.
천천히 되돌아보면 당신의 폐 대동맥을 막은 것은 폐전색만은 아니었습니다.
분단의 혈전이었습니다.
지역분열의 화농이었습니다.
당신의 고관절을 망가뜨린 것은 사고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가슴에 자란 억압과 편견의 종양 때문이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마지막으로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당신이 되겠습니다. 이제 저희가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우리도 당신처럼 용서의 강이 되고 화해의 별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못다 이룬 꿈, 조국을 통일하는 일 우리가 해내겠습니다.“
고단한 이 세상을 떠나 편히 쉬소서
Ⅶ.
당신과 함께 있어 든든했습니다.
당신을 사랑했기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당신은 7천만 민족의 찬란한 자존심,
당신의 삶은 자손만대의 찬연한 유산.
평화의 땅 하늘에 올라 사자별 되소서
하루에도 몇 번 씩 한반도 상공을 돌면서 굽어 살피소서
평화의 땅 하늘나라에 사자별 되소서
Ⅰ.
세브란스병원 집중치료실 인공호흡기 떼고
나로호 인공위성타고 하늘나라 사자별 되어
북녘 땅 대동강 굽어보고 어린 시절 하의도 고향집 훨훨 날아가고파
그리도 황망히도 떠나신 건가요?
“김대중 석방하라”, “비상계엄 해제하라” 외치다 쓰러져 간
광주영령들 부둥켜안고 상처 보듬으며 목 놓아 우셨나요?
하늘나라 가셔서 부엉이 바위 밀짚모자 노무현대통령 만나 부둥켜안고
봉화마을 논에서 나온 오리쌀로 빚은 막걸리 한잔 하셨나요?
소떼 방북 정주영 회장님, 금강산 소나무 정몽헌 회장은 만나셨나요?
박종철, 이한열, 문익환 목사님, 장준하 선생님 무슨 별이 되셨든가요?
김구 선생님, 안중근 의사께서는 반가워하시던가요?
아키노 상원의원도 만나고, 마르틴 루터 킹 목사도 만나셨나요?
연금중인 아웅산 수지 여사는 찾아가 보셨나요?
아직 동티모르에는 못 가보셨지요?
Ⅱ.
떨어진 혈압 이제 정상 찾고 호흡 맥박 정상으로 되시거든
하루에도 분단의 벽 무시(無時)로 넘나들고 통일의 햇살 내려주실거죠?
한 평생을 오라처럼 칭칭 감고 사시던 지역주의 쇠사슬을 끊고
적의 번뜩이는 이념의 벼랑을 훌쩍 뛰어 넘어
평화의 땅 하늘나라에 사자별 되러 그리 황망히 떠나신 건가요?
세계에서 가장 빨리 IMF 금융위기 극복하고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민주적인 여야 정권교체를 실행했습니다.
당선자 시절 빌게이츠 회장을 만나
“이 나라의 아이들이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시더니
끝끝내 IT강국이 되었지요.
임기 중에 과학기술 세계 5위 강국으로 벌떡 일어섰구요.
노벨 평화상도 받으셨고요.
Ⅲ.
그런 당신을, 우리는 친북 용공으로 몰아 두 평의 감옥에 쳐 넣고
바다 속에 수장하려했습니다.
칠성판에 온 몸을 묶고 손발에 돌을 달았어요.
사형수로 십자가에 매달으려 했습니다.
국민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아! 그런데 당신은 저희들을 용서했습니다.
당신은 잠시 자유였습니다, 두 평의 감옥 속에서
당신은 잠깐 행복했습니다. 가족을 만나는 면회실 곰보딱지 앞에서
당신은 잠시 평안하였습니다. 50여 차례의 연금기간 동안
참 고단한 시절이었죠?
아! 그 한을 다 어떻게 녹여 용서의 강을 만드셨나요?
1980년 당신이 사형수가 되어 육군 교도소에 있던 시절
이 땅의 지식인 누구도 당신을 죽이면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신군부의 서슬에 눌려 당신의 죽음은
이미 나약한 우리들의 양해사항이었습니다.
“김대중은 무죄다” 이불 속에서만 모기소리로 외쳤습니다.
이 ‘무참한 침묵’을 이제서야 당신께 고백합니다.
아! 그런데 당신은 단 한 번도 저희를 원망한 적이 없었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소외된 자들의 벗이었고, 고통 받는 자들의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냉정한 방관자였습니다.
Ⅳ.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난 그날 밤
누가 그러는데 전남 강진 다산 초당 오르는 길에 대숲에서
어제 밤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누가 그러는데 충북 괴산 청천면 삼송리 백두대간에
천년 넘은 왕 소나무 큰 가지 하나가 그날 밤 툭 부러졌다고 합니다.
하늬바람이 들려준 소식에 의하면
묘향산 보현사 앞마당 백일홍이 며칠 전부터
붉게 피어 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백두산 이끼바위도, 지리산 관음죽도, 무등산 갈대도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흐느껴 운다고 합니다.
Ⅴ.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나고 나니 비로소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가 함께 울고 있습니다.
당신의 육신을 영안실에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영남과 호남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난 지금
광화문의 진보와 시청앞의 보수가 머리 끈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주먹을 펴고 악수를 하기 시작했답니다.
어째서 우리는 당신을 통해서만 하나가 되는 건가요?
어째서 당신의 죽음을 통해서만 남과 북이, 동과 서가 하나가 된답니까?
Ⅵ.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신의 숨길을 막은 것은 폐렴만은 아니었습니다.
천천히 되돌아보면 당신의 폐 대동맥을 막은 것은 폐전색만은 아니었습니다.
분단의 혈전이었습니다.
지역분열의 화농이었습니다.
당신의 고관절을 망가뜨린 것은 사고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가슴에 자란 억압과 편견의 종양 때문이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마지막으로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당신이 되겠습니다. 이제 저희가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우리도 당신처럼 용서의 강이 되고 화해의 별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못다 이룬 꿈, 조국을 통일하는 일 우리가 해내겠습니다.“
고단한 이 세상을 떠나 편히 쉬소서
Ⅶ.
당신과 함께 있어 든든했습니다.
당신을 사랑했기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당신은 7천만 민족의 찬란한 자존심,
당신의 삶은 자손만대의 찬연한 유산.
평화의 땅 하늘에 올라 사자별 되소서
하루에도 몇 번 씩 한반도 상공을 돌면서 굽어 살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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