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보수 메이저신문과 정면격돌
보수지 "직권상정 반대냐" vs 박 "굉장히 전투적이시네요"
박 전 대표는 이 날 오전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미디어법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정부여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 방침에 대해 "얼마든지 합리적인 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나는 보는데, 합의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가 직권상정에 반대할지를 미리 예상하지 못했는지, 이 자리에는 조중동 기자들이 없었다. 그 후 기사를 접한 조중동 본사에서는 난리가 났을 성 싶고, 그 탓인지 조중동 기자 등은 박 전 대표가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박 전 대표가 본회의를 마치고 나오자 조중동 기자들은 박 전대표의 명확한 의중을 알기 위해 질문공세를 폈다. 박 전 대표는 이에 "합의 처리를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합의처리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보수 메이저신문의 한 기자가 "미디어법 직권상정에 반대한다는 뜻이냐"고 직설적 질문을 던졌다.
박 전 대표는 이에 곧바로 "굉장히 전투적이시네요"라고 면박성 반문을 날린 뒤, "국민도 합의처리를 바라는 것 같은데요?"라며 '국민'의 이름을 빌어 강행처리 반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의 강행처리 반대 방침이 알려지자, 여권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인터넷으로 박 전 대표 발언 기사를 심각하게 읽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이 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표 입장도 충분히 반영하겠다"며 "그러나 전체적인 테두리는 박 전 대표 입장이나 우리 생각이나 같다"고 긴급 진화에 나섰다. 고 위원장은 '박 전 대표 수정안을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글쎄, 다 할 수 있다"며 거듭 진화에 부심했다.
나경원 문방위 간사는 "박 전 대표가 언급한 말씀 중에 소유지분 문제는 한나라당안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신방 겸영사의 시장점유율을 30%로 묶자는 박 전 대표의 수정안에 대해선 "장기 과제"라며 사실상 수용 거부 방침을 밝혔다.
반면 친박 서병수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원론적으로 당연한 말을 했다"며 "합의가 우선"이라며 박 전대표 지원사격을 했다.
이렇듯 박 전 대표가 강행처리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친박 의원들도 박 전대표 지원사격에 본격 나서면서, 정부여당의 강행처리 방침에 일대 급제동이 걸린 양상이어서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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