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민 분향소' 천막 강제 철거
서울시청 앞 '시민 분향소' 설치, 수천명 애도 물결
이 날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 직후 각 포털사이트에서는 서울시청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네티즌들의 제안이 잇따랐고, 실제로 이 날 오후 4시부터 서울시청 앞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시민들이 가져온 천막과 추모도구 등으로 고인을 애도하는 '시민 분향소'가 설치됐다.
인터넷 상에서 관련 소식을 접한 고인의 지지자들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과, 시청 앞으로 오가던 시민들이 속속 이 곳으로 몰려들자, 경찰은 지난해 촛불집회가 재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인지 불법 설치물이라는 이유로 천막 등에 대한 강제 철거에 나섰다.
경찰은 또 '시민 분향소'에 모여드는 시민들이 넘쳐나자 질서유지를 이유로 시청역 출입구 일부를 폐쇄,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로 인해 곳곳에서 크고작은 소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덕수궁 일대에만 1천5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덕수궁 정문앞에 설치된 임시분향소는 그대로 허용하고 있다. 대부분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달거나 검은 복장 차림의 시민들은 탁자 위에 밀짚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촛대와 향로 등을 놓고, 길게 줄을 서서 분향과 헌화를 하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수천명이 장사진을 이룬 시민들의 추모 행렬은 밤 늦게까지 계속되고 있다.
송두영 민주당 부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경찰은 전경버스를 동원해 광화문 주변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시민들의 분향을 저지했다"며 경찰의 '시민 분향소' 철거를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는 시민들의 숭고한 뜻을 거역하는 반인륜적 행위"라며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애도의 뜻을 표하고 명복을 빌 수 있도록 길을 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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