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코미디, 하루에 두번 '날치기'
한미FTA 통과 논란 일자 오후 비밀리에 회의 열어 재통과
박진 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의원들과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다시 열고 "몇분 의원께서 오전 동의안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발언했다"면서 "위원장으로서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 같은 중요한 국가적 안건을 절차를 제대로 밟지않고 처리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비준동의안에 대해 의결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므로 의견을 참작해 위원장의 판단으로 의결을 다시 확인하겠다"며 "의사일정 18항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정부 원안대로 의결하는 데 이의가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한나라당 이범관 의원이 반대 의견을 표명한 뒤 "이범관 의원의 반대 소수 의견이 있었음을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겠다"며 재가결을 선포했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한 야당 의원들은 분노하며 재가결 절차도 위법임을 지적하며 거듭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민주당의 유은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오늘 한 번도 모자라 두 번씩 날치기를 자행하면서 날치기 전문당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며 "비준안 통과에 대한 절차상 문제가 지적되자 한나라당은 오후 늦게 자기들끼리만 모인 자리에서 오전 날치기의 하자를 시인하고, 두 번째 날치기를 감행하는 웃지 못할 코미디를 연출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질타했다.
유 부대변인은 "오늘 감행한 두 번째 날치기로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일방적 통과 선언이 원천무효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실패한 날치기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또다시 날치기를 하는 박진 위원장은 이제 습관적 날치기 위원장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게 되었다"며 맹비난했다.
자유선진당의 외통위 위원이자 대변인인 박선영 의원도 논평을 통해 "국회가 봉숭아학당인가"라고 반문한 뒤, "오전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음을 그토록 주장해도 ‘이미 처리된 안건이라 재가결할 수 없다’고 하더니, 초록이 동색인 의원들끼리 모여 앉아 봉숭아 학당을 녹화했다"고 힐난했다.
박 의원은 이어 "안건을 재회부해 번안(飜案)을 하려 할 경우에는 반드시 소관 상임의원회의 의결을 거쳐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국회법 제91조)"며 "이 경우에도 사전에 소속위원들에게 재심의할 안건의 내용과 일시 등을 새로 고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같은 절차가 전혀 없었다"며 절차상 위법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위원들에게 문자를 발송했다고 하지만, 그 문자에는 ‘공청회에 의원님들의 출석을 부탁한다’는 문자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오전에 상정하고, 오후에 야당의원들이 아무도 없을 때 ‘이의없습니까’만 다시 확인한다고 절차적 하자가 치유된다고 생각하는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 정말 구제불능의 못 말리는 의원들"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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