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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쿠어스필드의 사나이' 우뚝 섰다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만 서면 '언터처블'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필드 마운드는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에게 오히려 '희망의 언덕'으로 불릴법 하다.

'핵잠수함' 김병현이 지난 29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7.2이닝 5안타 1실점(비자책)의 눈부신 호투를 펼쳐보이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후반기 들어 첫 승이자 이번 시즌 6승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텍사스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이후 34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보는 순간이었다.

5타자 연속삼진 등 '삼진쇼' 펼치며 무실점 호투로 시즌 6승

이 날 김병현의 투구는 애리조나 시절 팀의 마무리투수로서 맹위를 떨치던 그 시절의 투구 그대로였다, 특히 5회부터 6회 2사까지 5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처리 하는 장면은 이 날 경기에서 보여준 김병현의 투구 중 압권이었다. 1회부터 8회 2사까지 변함없는 낮은 컨트롤과 타자의 눈을 현혹시키는 업슛의 위력은 가히 '언터쳐블급' 이었다.

김병현의 역투가 빛나는 이유는 이런 그의 피칭이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의 마운드에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지난 20일과 26일 오클랜드, 텍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각각 6이닝과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되었다. 콜로라도 구단 창단이래 선발 투수 최초로 2경기 연속 쿠어스필드 무실점 피칭을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김병현은 이 날 경기에서 샌디에고를 상대로 또 다시 7.2이닝 무실점(비자책) 경기를 펼침으로써 최근 치른 10경기에서 6경기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 그 중 절반에 해당하는 3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차례의 홈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은 35이닝 동안 총 12점이다. 반면 김병현은 최근 치른 10경기중 4차례의 원정경기에서는 고작 18.2이닝 동안 무려 21실점했다.

최근 홈경기 방어율 3.08인 반면 원정경기 방어율 무려 10. 38

김병현은 홈구장에서 최근 10경기를 기준으로 총 6경기에서 3.08의 방어율을 기록한 반면 4차례의 원정경기에서 무려 10.38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이 수치만 봐서는 그가 콜로라도의 선발투수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쿠어스필드의 마운드에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김병현의 피칭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그 원인이 그의 투구 테크닉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에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병현의 투구 집중력이 쿠어스필드에서 좀 더 강하게 작용하다보니 이닝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실투성 투구를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위기상황에서도 대량실점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쿠어스필드에서 보여주는 낮은 코스의 컨트롤이 플라이볼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땅볼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면서 장타를 허용할 수 있는 위험을 상당부분 줄여주고 있는 것이 쿠어스필드에서 김병현이 강한 면모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어스필드의 사나이' 김병현, 원정경기 기복은 극복과제

이제 김병현이 풀어야할 숙제는 원정경기에 대한 기복을 줄이는 일이다. 이제 반환점을 돈 페넌트레이스에서 원정경기의 호투 없이는 선발투수로서 팀의 지구우승 경쟁에 결코 도움을 줄 수 없다. 김병현 본인도 "오히려 공 끝은 원정경기에서 더 낫다"고 말하면서도 원정경기에서 난타당하며 조기강판 하는 모습을 반복하는 것은 결국 허들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으로 하여금 그를 신뢰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한 때 그저그런 불펜투수로 퇴출위기에 몰렸다가 극적인 반전을 통해 팀의 기둥투수로 부활한 김병현. 이제 그는 콜로라도 홈 팬들에게 '쿠어스필드의 사나이'라는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다.

김병현이 원정경기에서의 기복을 줄이고 꾸준한 피칭을 유지한다면 콜로라도 팬들이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우승의 추억을 안겨줄 수도 있을 전망이다. 김병현 개인적으로도 불펜투수가 아닌 팀의 주축 선발투수로서 최초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의미가 있는 기회인 만큼 앞으로 보여줄 그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진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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