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 변호사가 23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5억4천만원의 돈거래를 한 사실을 23일 시인했다.

이 전 수석의 동생은 해명서를 내고 "박 회장으로부터 2003년 3월 사업자금 7억원을 빌려 이 가운데 5억4천만원을 형님 변호사 사무실 임차보증금으로 빌려들었다가 받았다"며 "박 회장으로 빌린 돈은 2008년 2월 모두 반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형님의 공직수행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며 대가성이 없는 돈거래임을 강조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전수석측이 돈을 빌린 뒤 5년후 이 전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내정돼 재산검증 등을 앞둔 시점에 되갚았다는 점에서 대가성 여부를 내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자 보도를 통해 "지난해 7월 국세청이 박연차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직후, 현 정권의 첫 청와대 민정수석인 이종찬 변호사와, 현 여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대표 등이 세무조사 무마와 검찰 고발을 막기 위한 대책회의를 수시로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대책회의에는 이 변호사와 천씨 외에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도 참여했으며, 이들은 박 회장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검찰로 넘어가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더 나아가 "이 변호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지 몇달만에 국세청이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자 박 회장의 변호사로 나서려다 청와대가 만류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