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민주 지도부 "미디어법, 100일내 표결처리"
한나라당에 계속 끌려가, 당내외 비판 봇물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날 오후 2시 50분께 김형오 국회의장 중재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미디어법을 100일내 표결처리하겠다고 한나라당에 제안했다"며 말했다. 100일이라는 시간을 벌긴 했으나 사실상 쟁점 미디어법 통과를 추인한 셈.
이에 따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 날 오후 3시 20분께 국회 귀빈식당에서 전격 회동을 갖고 대타협을 위한 마지막 담판 협상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시종 여유만만한 표정이었고, 정 대표는 굳은 표정을 펴지 못했다.
박 대표는 회담장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100일내 미디어법을 처리키로 한 제안에 대해 "일단 최고위원회에서는 이견이 없었다"며 "홍준표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민주당 제안에 대해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수용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 태도는 민주당 의원들의 사전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이어서, 향후 정세균 지도부 책임론 등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직권상정시 의원직 총사퇴 등 최후의 수단을 불사하겠다던 당 지도부가 막판에 사실상 백기항복을 한 데 대해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민주노동당 등 진보야당들과 언론시민사회단체들도 민주당 지도부를 강력 비난하고 있어, 민주당의 정통성까지도 위기를 맞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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