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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신년사 전문]

"<중앙일보>를 초일류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키우는 게 내꿈"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종류의 미디어에 진출하고, 또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도래하고 있다"며 방송 진출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홍 회장 신년사 전문. <편집자 주>

친애하는 JMnet 가족 여러분!
기축(己丑)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에도 여러 분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우선 지난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준 임직원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드립니다.

지난해에도 우리는 많은 성과를 이뤘습니다. 신문 부문에서는 광고주 압박 사태라는 유례없는 시련 속에서도 특종 보도와 참신한 기획 기사를 잇따라 선보여 중앙일보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숭례문 방화사건과 베이징 올림픽 보도에선 기사ㆍ편집ㆍ사진ㆍ그래픽 등 모든 분야에서 타지를 압도했습니다. 레나테 홍 할머니 가족의 극적인 평양상봉 기사는 뉴욕 타임스 등 해외 주요 언론이 모두 중앙일보를 인용 보도해 JMnet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를 중심으로 중앙방송ㆍ조인스닷컴ㆍ시사미디어ㆍM&B 등 JMnet 매체들이 저출산과 치매ㆍ중풍을 주제로 만든 'JMnet 리포트'는 2008년 한국 언론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 놓았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최초의 선진국형 판형인 신중앙판을 중앙SUNDAY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습니다. 중앙SUNDAY는 이를 바탕으로 독자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한국 유일의 일요신문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새로운 판형을 중앙일보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단지 신문의 크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신뢰'라는 '뜰 앞의 매화'를 찾아 내용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신문을 구현하기 위해 컨텐트 개혁, 소프트웨어의 혁신에 매진해 왔습니다.

JMnet 전체로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보다 내실을 다지고, 미디어 믹스를 강화해 그룹의 시너지를 높였습니다. 국내 교양채널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Q 채널은 세계 굴지의 미디어 그룹인 타임 워너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카툰네트워크에 이어 다큐멘터리 분야의 합작이 이뤄짐으로써 한국의 방송사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골프 채널은 출범 4년 여 만에 업계 1위를 다투게 되었습니다. 조인스닷컴은 국내 최대ㆍ최고의 온라인 뉴스 매체로서의 위상을 드높였습니다. 시사미디어와 M&B 등 출판 계열은 1등 브랜드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히며 흑자 경영을 지속했습니다. 또한 문화공연 온라인 티켓 판매업체인 티켓링크와 멀티플렉스 체인인 씨너스가 JMnet에 합류해 미래 성장사업인 영상ㆍ공연ㆍ스포츠마케팅 분야도 본 궤도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종합미디어 그룹의 위상을 높이면서 멀티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콘텐트를 다양하게 생산,공급하는 체계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이 모든 성과는 JMnet 각 부문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준 임직원 여러분의 땀과 노력의 결실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노고를 치하하면서 감사를 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지난해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는 언론 산업에도 많은 어려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에서 실물로, 미국에서 전 세계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과 일본ㆍ유럽 등 유수의 신문사들은 광고와 판매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생존을 목표로 한 합종연횡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미디어 종류가 다양해지는 것과 맞물려 새해엔 이제껏 유례가 없는 글로벌 차원의 미디어산업 재편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의 미디어환경도 급격한 변화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방송 시장의 확대, 민영 미디어랩과 중간광고 허용 등 각종 규제가 풀리면 신문ㆍ방송ㆍ뉴미디어 등 매체간의 생존 경쟁과 업종간의 주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앞에 놓인 환경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에 저는 지금 오히려 남다른 기대와 희망을 갖고 새해를 맞고자 합니다.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 버락 오바마가 이야기한 '담대한 희망'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믿음,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 말입니다.

2009년은 우리 JMnet의 앞 날에 분수령이 될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과거 어느 해보다도 할 일이 많은 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저의 가슴을 설레이게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와 여러분이 함께 도전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공유하기 위해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신문의 총체적인 개혁입니다. 멀티미디어 시대에도 컨텐트의 기함으로서 신문의 역할은 변하지 않고 더욱 중요해집니다. 올해 당면한 최대의 과제는 신중앙판의 성공입니다. 오는 4월 지금의 중앙일보를 완전히 새로운 중앙일보로 바꿉시다! 저는 성공의 확신을 갖고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크기 변경을 계기로 내용 면에서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신문을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국내 일류일 뿐 아니라 세계 일류인 신문을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100년 한국 신문의 역사를 바꾼다는 각오로 최고의 작품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정한 새로운 중앙일보의 최상위 컨셉인 '신뢰'와 이를 받쳐 주는 '독자 밑에서, 뉴스 위에서' 라는 개념을 완벽하게 실천해주기 바랍니다. 다른 어느 신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깊이 있는 뉴스, 뉴스 위의 뉴스로 가득 채워야 합니다. 기사의 소재와 내용,제목ㆍ디자인ㆍ사진ㆍ그래픽 등 모든 소프트웨어 적인 측면에서도 일대 혁신을 이뤄 줄 것을 당부합니다.

차제에 '보도'와 '주장'을 철저히 구분하고, 낙종을 해도 좋으니 확인되지 않은 기사는 절대 쓰지 않을 것을 여러분 스스로 다시 한 번 다짐하고 실천할 것을 주문합니다. 이번 인사에서 여러분의 뜻을 모아 국내에선 처음으로 도입한 펙트 체커 제도를 주목하겠습니다.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는 100% 믿을 수 있다"는 독자의 신뢰를 구축할 때 우리는 진정한 일류신문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문의 소명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독자들에게 기준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비판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는 신문, 위기 때 찾아 보아야 할 신문이 되어야 합니다. 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것은 시대적 소명이자 언론의 책임입니다. 시대 착오적인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사회 통합을 이끌 새로운 어젠더와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중앙일보에 앞서 판형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일간스포츠의 새로운 시도도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각오로 임해주기 바랍니다. 아울러 창간 3년째를 맞게 될 중앙SUNDAY를 JMnet의 또 다른 대표 브랜드로 키우는 일도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둘째는 글로벌 위기 시대에 현명하게 살아 남는 지혜입니다. 외부적인 여건이 아무리 어려워져도 꿋꿋이 헤쳐 나갈 수 있는 강인한 체질을 차제에 갖춰 놓아야 하겠습니다. 신문 제작은 물론 마케팅ㆍ광고 등 경영 각 부문에서 '천수답식' 경영을 탈피해야 합니다. 경기는 외부 여건에 따라 좋았다가 나빠지고, 또 나빠졌다가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력은 우리 내부의 문제입니다.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고 또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그 핵심은 가격과 품질, 두 가지에 있습니다. 고객들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보다 싼 값에, 보다 좋은 제품을 사기를 원합니다. 원가를 절감해 비용을 낮추고, 제품을 혁신해 품질을 높이는 두 가지 과제를 달성해야 기업이 튼튼해집니다. 이를 위하여 고정 관념을 버리고, 발상을 확 바꿉시다. 원가를 5% 줄이기는 어렵지만 50% 줄이는 것은 가능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넘쳐 나는 조직이 되도록 선배는 후배의 의견을 경청하고, 후배는 선배의 생각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셋째는 멀티미디어와 글로벌 마인드입니다. 신문ㆍ방송ㆍ인터넷 등 미디어 영역간의 장벽과 국가 간의 장벽이 사라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새로운 종류의 미디어에 진출하고, 또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쟁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에서 커다란 위기의 요인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이렇게 중대한 변화의 갈림길에서 승패는 결국 미래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며, 우리의 경영 자원을 어떻게 선택하고 집중할 지에 달려 있습니다.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주시하되, 작은 변화를 보느라 큰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새로운 미디어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수익을 보장하던 시대는 이제 오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 시장에만 급급하던 시대도 지났습니다. 글로벌 시대를 이끌 인재를 키우고 멀티미디어 환경에 맞는 기술과 노하우를 쌓아 가는 등 내실을 착실히 다져 나가야 하겠습니다.

JMnet 가족 여러분,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명구 한 구절을 소개하는 것으로 신년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 간다"는 내용입니다. 15년전 중앙일보를 맡게 된 이후부터 저에게는 확고한 꿈이 있습니다. 중앙일보와 JMnet을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초일류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키우는 일입니다. 변화를 화두로 내 건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과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듯이 우리도 우리 자신, 미디어 업계, 나아가 한국 사회의 변화를 선도합시다. 그 변화의 주역은 바로 우리 스스로 임을 잊지 맙시다. 올해 임직원 여러분 모두가 각자의 꿈을 성취할 수 있는 보람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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