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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신년사 전문]

"실험은 끝났다. 이제 실행에 옮겨야 할 때"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이제 실험은 끝났다. 실행에 옮겨야 할 때"라며 방송 진출 선언을 했다. 다음은 방 사장의 신년사 전문. <편집자주>

사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되돌아보면 작년 한해는 무척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한때 석유와 곡물가격이 폭등해 우리를 놀라게 하더니, 곧이어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온 나라가 불안과 공포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특히 수입 쇠고기 광우병 파동 때는 본지 제호가 시위대의 습격을 당하고, 일부 네티즌들의 조직적인 광고, 판매 방해 운동 때문에 고통을 받았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조선일보는 민족과 나라를 위해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틀린 것은 틀리다고 말하며, 언론이 지켜야할 정도를 걸었다고 저는 자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현대시 100년 애송시 100선’‘선생님이 희망이다’‘ 포장을 줄입시다’와 같은 새로운 기획 기사를 통해 독자들 곁에 한층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광고와 판매에서도 경기 침체의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사원 여러분들이 자발적으로 단합하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 주신데 대해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원 여러분,
모두가 알다시피 2009년 새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힘든 한해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경기 침체는 한층 가속화되고, 여기에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충돌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소한 12년 전 외환 위기 이후 가장 고통스런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데 아무도 다른 견해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들이 그동안 지키고 키워왔던 이 나라와 이 민족은, 이토록 어두운 시대를 맞아 조선일보의 헌신을 또다시 요청하고 있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원 여러분,
우리는 이럴 때야 말로 우리들 자신부터 주인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곧 이 회사의 주인이고, 우리들이 곧 나라의 주인이고, 우리들이 곧 이 민족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굳게 이 자리에서 다져야만 합니다.

이런 주인의식을 무기로 조선일보는 중심을 잃지 말고 비판할 일은 분명하게 비판하고, 칭찬할 일은 너그럽게 칭찬하는 언론 본연의 길을 가야할 것입니다.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이분법적인 갈등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소모적인 논쟁을 종식시켜야 하며, 그보다는 통합과 화해를 권장하는 방향으로 지면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일보다도 우리는 올 한해 나라 경제를 살리는 일에 모든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불황의 골짜기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국민들이 조선일보 지면에서 조그만 희망의 불빛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미래의 꿈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데 우리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새해에는 우리 회사 앞에도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먼저, 설혹 경영상 아무리 어려운 국면에 처하더라도 경영진과 사원 여러분이 함께 노력해 단 한 사람도 배제되고 낙오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합심해서 아낄 수 있는 것은 더 아끼고,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더 줄여야 합니다. 만약 미처 생각하지 못한 큰 어려움이 닥칠 때는 경영진부터 책임지고 솔선해서 허리띠를 한 번 더 졸라맬 것입니다.

그 동안 경영상의 위기를 겪을 때나 권력의 탄압을 받을 때, 우리들은 한 몸이 되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고난을 훌륭하게 이겨냈던 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모두가 주인 의식으로 단합하면 어떤 힘든 고통도 이겨낼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원 여러분,
상황이 좋지 않다고 몸을 움츠리고, 방어 자세만 취해서는 안됩니다. 한국의 미디어 산업은 올해를 고비로 커다란 분수령 하나를 넘을 것입니다.

활자매체를 중심으로 한국 언론계를 선두에서 이끌어 온 조선일보 또한 역사적인 분수령을 넘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천국의 국경을 넘다’와 ‘강인선 라이브’프로그램이 나라 안팎에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우리는 이미 새로운 매체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실험은 끝났습니다. 실행에 옮겨야할 때 입니다.

우리는 활자 콘텐츠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인쇄 매체로 서비스 하고, 음성 콘텐츠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음성 매체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동영상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영상 매체로 서비스해야 합니다.

앞으로 기자들은 깔끔하게 편집된 신문 지면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올해부터는 초등학생들의 휴대폰 단말기나 직장인들의 PC, 그리고 TV모니터를 통해서도 심층적인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내보낼 각오를 본격적으로 다져야 합니다.

회사 경영도 새롭게 탄생하는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도록 크게 변화할 것이며, 올해야 말로 그 모든 변화가 어떤 망설임도 없이 행동에 옮겨지는 첫 번째 해가 될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어둠은 분명히 지나갑니다. 우리는 아침을 위해 사원 재교육을 더욱 활성화해, 사원들의 역량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데 회사가 적극 투자하겠습니다.
이러한 인적 투자를 통해 올해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라도 이겨내고 조선미디어의 문을 활짝 열어 갈 것입니다.

새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과 은총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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