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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리전' 책임 박근혜에 전가

이 "나는 도와줄 수 없었다" vs 박 "잘못 알려진 것 많으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경선 대리전' 논란과 관련, 자신은 전혀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이 전시장은 14일 오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리전 논란'과 관련, "본의 아니게 휘말렸다. 그러나 이재오 위원은 처음부터 '이 시장은 개입하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두시라. 내가 알아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중간에 박근혜 전 대표 측이 개입할 때도 이 최고위원은 전화로 '박근혜 대표는 끝까지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개의치 말라'고 했다. 본인이 그렇게 요청했기 때문에 나는 도와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오 위원을 지지해 달라는 호소전화 한 통도 안 했나'는 기자 질문에 "이 최고위원 본인이 하지 말라는데…. '잘 알아서 하시라'할 수밖에 없다. 전화를 해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오해 소지가 있을까봐 부탁한다는 이야기는 안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곧이어 "전화 통화 한 번도 안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책 잡히지 않게끔 했다"고 말해, 이재오 지지 전화를 했음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이 전시장은 자신의 측근인 박창달 전의원이 이재오 위원을 도와 대리전 논란을 촉발시킨 것과 관련해서도 "박 전 의원은 나와 잘 아는 사이나 내가 일을 시키거나 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박 전 의원은 우리와 무관하게 이 최고위원이 필요해서 쓴 사람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의원이 대리전 논란의 발단이라면 (박 전 대표 측이) 개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개혁할 수 있는 인물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해 이재오 지지 의혹을 야기한 자신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도 "내 뜻이 아니라 국민들이 그런 사람을 원하는 게 아니겠느냐는 뜻으로 말했을 뿐이다"라고 발뺌했다.

그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당무 거부와 관련해선 "개인적으로 받은 충격은 백분 이해한다. 쉽게 해소되기 힘든 충격일 것이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신뢰를 많이 가졌던 것 같다"고 말해, 이 위원의 당무 거부가 박 전대표의 '배신'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는 "그러나 새 지도부가 출범했으니 대승적 차원에서 당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해, 현시점에서는 더이상 사태가 확산되기를 원치 않음을 드러냈다.

이 전시장은 "이재오가 됐다, 또는 안 됐다에 충격받은 것은 아니다. 대리전.색깔론 논란에 걱정을 많이 했다. 대회운영 측의 진행 과정이 특히 걱정스러웠다"고 말해, 전당대회 당일 이재오 후보의 연설 때 박 전 대표가 자리를 옮긴 점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강재섭 대표 등 구 민정당 인사들이 대거 당선돼 '당이 민정당 시절로 돌아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그 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습이 그러니…"라고 공감을 표시한 뒤 "당 운영이나 당직자 구성 등에 있어 다양한 색깔의 모습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해, 친박 중심으로 인사가 이뤄져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리전' 논란과 관련, 자신은 전혀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한편 이렇게 이명박 전시장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박근혜 전대표는 이날 지지자들이 참여한 인터넷 지지모임 '호박넷' 오픈 행사에 참석해 당내 경선 후유증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정치 얘기는 하기 싫은 데 짧게 말하겠다"며 "해명할 문제도 있고 잘못 알려진 것도 있으나 새 지도부가 구성됐으니 다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전' 논란에 대해 할 말은 많으나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 표명이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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