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오바마 당선, 혁명적 사건"
"우리 일같이 환영", '한반도 빅뱅'에 강한 기대감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후보의 당선 소식을 보고받은 후 "미국 국민이 오바마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것은 미국민의 위대한 양심을 세계에 과시한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찬사를 보냈다고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그동안 미국 때문에 걱정하던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며 "우리는 이제 남북관계의 정체를 벗어나 한반도 교류협력, 동북아 평화와 안보를 위해 미국과 손잡고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이처럼 크게 환영하고 나선 것은 오바마 시대 개막으로 부시 시절의 대북냉전 정책이 끝나면서 햇볕정책도 부활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오바마 진영의 외교안보라인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이 모두 김 전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어 향후 이명박 정부도 김 전대통령 도움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교동에 따르면,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의 경우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이던 2001년 청와대로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이 매고 있던 넥타이가 좋다고 했고, 김 전 대통령이 넥타이 교환을 제의하자 즉석에서 바꿔맸던 인연을 갖고 있다. 당시 그 넥타이에는 수프 국물이 묻어 있었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언젠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행운의 상징물로 여겨 이후 한 번도 세탁하지 않고 보관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선 경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돕다 오바마 캠프에 합류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도 김 전 대통령과 각별하다. 그는 2000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후 귀국하는 길에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야 김 위원장과 논의할 수 있었다"며 김 전 대통령을 '거인'에 비유할 정도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바마 캠프의 경제 브레인 중 한 사람인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도 회고록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국 경제를 회생시킨 영웅"이라고 칭송했고,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도 김 전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그동안 여러차례 북한을 방문한 뒤 부시 대통령에게 대북유화정책을 펴라고 조언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다음달 중순께 노벨평화상 수상 8주년 기념 행사로 '미국의 신(新) 정부와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갖고 연설도 할 예정이어서, 김 전대통령의 대북정책 발언이 본격적으로 봇물 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