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9일 정치권 최대 이슈로 부상한 ‘쌀 직불금’ 부당 수령 파문을 놓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홍준표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물타기’일 뿐”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 참석, 민주당 등 야3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자신들의 잘못을 ‘물 타기’하는 정략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의 적폐에 관해 하는 것이고 그 대표적인 게 직불금 사태”라며 “직불금은 민주당 집권 시절에 잘못 만든 제도임에도 국조에 응하지 않는 것은 이 정부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민주당을 힐난했다.

그는 이어 “직불금 문제에 대해선 총리실 등 정부가 먼저 조치를 취한 뒤 국조를 하는 게 국민들에 대해 민주당의 잘못을 반성하는 도리가 될 것”이라며 “먼저 행정부에서 엄격한 조치를 취해 성난 농심(農心)을 달래는 절차를 취하고 난 뒤 국조를 얘기하고자 한다”고 ‘선(先) 정부조치, 후(後) 국정조사’를 주장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참여정부가 만들어낸 직불금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정부의 조사나 국감장안에서의 감사를 피해 물 타기 하려는 속내를 드려낸 것일 뿐”이라고 거듭 힐난했다.

조 대변인은 또 “국정조사는 정부조사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래도 미흡한 경우에 고려되어야 한다”며 “민주당도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정부의 실태 조사와 국회에 제출된 쌀직불금제 제도개선에 협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 “한나라 지도부, 직불금 사태 정략적 활용”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출석, 홍준표 원내대표를 겨냥, “어떻게 여당 지도부는 전체 농민이 분노하고 좌절하는 직불금 횡령 사태에 대해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왔다갔다 할 수가 있느냐”고 맞받았다.

정 대표는 검찰이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에 대한 수사를 유보키로 한 데 대해서도 “누가 압력을 넣어 태도가 바뀌었는가”라고 외압 의혹을 제기한 뒤 “직불금 문제 어떤 사람이 어떻게 잘못했는지 규명해야 할뿐만 아니라 여권의 행태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행정부 조치가 끝나고 국조를 하자는 것은 김빼기”라고 힐난한 뒤 “국민이 걱정하고 궁금해하고, 요구하고 있는 쌀 직불금 명단을 공개하고 해결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서갑원 수석부대표도 “정부여당이 과거 정치공작적 차원에서 직불금 불법 갈취자 명단을 활용하고 있지 않나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홍준표 원내대표는 원혜영 원내대표가 제안한 여야회담에 즉각응하라”고 촉구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완전히 국민과 야당을 바보로 만들고 있고 명단을 가지고 공작을 하고 있다”며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 핵폭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감을 해야 하는가,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국감 보이콧을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