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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칼 난동' 현장 곳곳에 핏자국

<현장> "회칼로 목과 얼굴만 공격하는 우발적 범죄 어딨나"

"명백한 계획 범죄다. 불과 2분만에 회칼 두 자루를 들고 안티이명박 카페 회원 3명만 노려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목과 얼굴 부분을 공격하는 우발적 범죄가 어딨나."

30대 남성의 식칼 난동으로 3명의 중상자가 발생한 9일 조계사 우정총국 앞에 모인 50여명의 시민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피해자들의 쾌유를 빌며 조계사내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황실 앞으로 모여들었다.

피습현장, 시민들 '망연자실'

이날 새벽, 인터넷으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시민들은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몇 몇 시민들은 오열을 하기도 했다.

사건이 일어난 현장은 경찰의 폴리스라인 대신 시민들이 황급히 노끈과 청테이프로 사건 현장을 보존키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핏자국은 가해자 박 모(38)씨가 최초로 칼을 휘두른 시민들의 농성장부터 우정총국 앞 인도까지 20여미터에 걸쳐 길게 퍼져있었다. 농성장의 돗자리에는 핏자국이 사방에 번져있었고 피를 닦은 신문지와 수건들이 어지러이 널려있었다.

현재 가장 큰 부상을 입고 서울대병원에서 후송된 문 모(39)씨는 회칼로 자상을 입은 뒷 목과 이마 부분에 대한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은 "아직 환자의 생명을 장담할 수 없다. 뇌사상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9일 새벽 30대 남성이 식칼난동을 벌였던 안티MB 카페 회원들의 농성장.ⓒ최병성 기자

피해자 김 씨 "이게 2008년 대한민국의 비참한 현실이다"

피해자 3명은 안티MB 카페 내에서 한 팀을 이뤄 지난 8월 23일부터 8일까지 명동 입구에서 뉴라이트의 친일.반역사적 행위를 알리는 선전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벌여왔었다.

3명의 시민 가운데 그나마 경상을 입은 피해자 김 모(38)씨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안티MB카페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날 새벽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김 씨는 기자회견에서도 눈물을 흘리며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고 이를 지켜보던 카페 회원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김 씨는 "오늘의 이 사태가 2008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라며 "일부 시민들이 광우병 소를 먹기 싫다는데 억지로 먹이려하고 말을 듣지 않으니 무자비한 테러를 가하는 것이 비참한 대한민국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격자들의 진술도 이어졌다. 이날 참석한 안티MB 카페 회원들은 특히 가해자의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술에 취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도한 언론에 대해 강한 불신을 표출했다.

피습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김 모(52)씨는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진 뒤 불과 2분여만에 회칼을 들고 왔고 현장에서도 일반 시민을 무시하고 3명의 카페 회원에게만 다가가 정확히 가격하고 신속하게 도망갔다"며 "계획되지 않고서 이게 가능한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말다툼이 벌어져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하는데 10분간 대화를 나누면서 전혀 술에 취한 기색은 없었고 현장에서 심한 언쟁이 일어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시민들이 현장 보존에 나선 농성장.ⓒ최병성 기자

경찰의 대처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또 다른 목격자 이 모(20)씨는 "가해자는 한국불교역사박물관 뒷 골목으로 사라졌다 회칼 2개를 한 손에 쥐고 안국동사거리를 거쳐 우정총국 정문으로 들어왔는데 가해자 동선에는 골목 2명, 안국동 사거리 2명, 우정총국 정문 2~3명의 사복형사들이 있었다"며 "아무리 어두워도 긴 회칼 2개를 어떤 것으로도 가리지 않고 들고 오는 가해자를 일행인 줄 알았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격분했다.

그는 또 "경찰은 가해자에 대해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가해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런 경찰들의 행태에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식칼난동의 피해자 김 모씨(가운데)와 목격자들이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최병성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 사회를 맡은 안티MB 카페의 배모씨는 언론에 대해 "우리가 바라는 건 진실보도를 해달라는 것"이라며 "피해자 진술 조사 없는 가해자 진술만으로 이 악랄한 범죄를 우발적 범행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에 대해서도 "경찰은 가해자의 계획된 범죄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사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경찰의 조사를 지켜보고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티MB카페는 이날 오후 4시, 아직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문 모씨, 윤 모씨의 상태와 경찰 조사 결과 발표 등을 종합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또 경찰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을 때까지 조계사 우정총국과 서울대 병원 앞에 상황실을 운영하며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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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33 18
    여린나래

    일단 경찰이 현장을 훼손하려 했다는 것도 수상하다
    도대체 이건 어느 나라인가....

  • 43 27
    111

    칼들 품고 올 정도로 계획적인것을
    누구나 봐도 알겟다......
    뉴라이트 사회주의 국가이다..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더 강하게 짓밟는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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