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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사령관' 지단, 최고의 은퇴 꿈꾸다

브라질과의 8강전 결승골 어시스트 승리견인

"지네딘 지단의 플레이를 묘사할 말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지단은 마치 프랑스의 지휘자 같았다."

지난 2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후 프랑스의 골키퍼 바르테즈가 인터뷰에서 지단의 플레이를 묘사한 말이다.

지단은 최강전력이라고 평가받던 브라질을 상대로 '사령관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붙여도 좋은 만큼 전성기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체력과 개인기술을 과시했다.

프랑스, 지단 부활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 떠올라

2006 독일월드컵 개막 직전만 하더라도 많은 전문가들이 프랑스를 '늙은 수탉'에 비유하며 우승후보의 리스트에서 제외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적한 부분이 바로 '중원사령관' 노쇠한 지단의 기량저하였다.

그리고 조별예선에서 프랑스의 경기는 지단의 부진한 플레이와 맞물려 스위스와 0-0 무승부를 기록한데 이어 한국과의 경기에서 먼저 얻은 점수를 지키지 못하고 1-1 충격의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전문가들의 예상이 근거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토고를 물리치고 어렵사리 16강 막차에 합류한 프랑스였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지단 특유의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예전의 전력을 빠르게 회복했다.

"지단 은퇴경기 만들어주겠다"던 스페인 라울 오히려 은퇴 기로에

'무적함대' 스페인과 16강전을 앞두고 스페인의 골게커 라울은 "우리와의 16강전 경기를 지단의 은퇴경기로 만들어 주겠다"고 호언장담 했지만 지단은 스페인과의 경기를 3-1 승리로 지휘했고, 결국 자신에게 은퇴발언을 던지며 자극했던 라울을 오히려 은퇴의 위기로 몰아붙였다.

그리고 지단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전에서 완승을 거둔 바 있는 세계최강 브라질을 맞아 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120% 해내며 경기 초반 브라질의 예봉을 잘 막아낸 이후 후반들어 앙리의 통렬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시종일관 그의 폭 넓은 시야에서 나오는 환상적인 패스와 마치 공이 발에 붙어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한 볼컨트롤은 브라질의 수비진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국체축구연맹(FIFA)의 기술연구그룹 칼루샤 브왈야(ZAM) 위원도 독일월드컵 공식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프랑스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면서 "티에리 앙리와 지단 콤비는 모든 선수들을 끊임없이 전진시켰다. 앙리는 원톱으로 나섰지만 지단의 완벽한 지원을 받았다."고 밝혀 앙리의 결승골이 지단의 완벽한 지원에 힘입은 것임을 강조했다.

지단, 8년만의 월드컵 우승 지휘하며 최고의 은퇴경기 가질지 관심

지단은 브라질과의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간격을 좁혀 조밀하게 플레이 하려고 노력했다. 체력적으로는 우리는 경기 종료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그 결과 우리는 충분한 자격이 있는 승리를 거두었다."고 경기에 관해 코멘트 한 뒤 "이제 우리는 월드컵 우승에 도전할 것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멈출 의도는 전혀 없다."는 말로 월드컵 결승전을 본인의 은퇴경기로,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은퇴기념품으로 갖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프랑스는 불과 2주전까지만 해도 조별예선 탈락을 우려해야할 처지였다. 팀은 조국의 팬들로 부터 외면당해야했고, 지단을 포함한 선수들은 프랑스인들의 조롱거리였다. 그러나 불과 2주만에 지단과 프랑스는 어느 팀보다도 가능성 높은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반전치고는 너무도 극적인 반전이다.

지단이 자국에서 열렸던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 이어 이웃나라 독일에서 개최되고 있는 이번 2006 독일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축구선수로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은퇴경기와 은퇴기념품을 갖게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랑스를 독일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오른쪽)과 골키퍼 바르테즈(왼쪽) ⓒ연합뉴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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