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20일만에 또 '개각 압력' 직면
'유명환 외교팀' '강만수 경제팀' 경질 요구, 각계 비등
잇따른 외교 실패. 아무리 좋게 표현해주고 싶어도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일본의 독도 도발로 '믿었던 일본'에게서 뒤통수를 맞았다. 이어 이번엔 미 국립지리원의 독도 분쟁지역화 표기로 '일본보다 더 믿었던 미국'으로부터 또 뒤통수를 맞았다. 평소 그렇게 한미일 삼각동맹 복원을 외쳐온 보수진영조차 아무 소리를 못할 정도로 참담한 외교 실패의 연속이다.
이뿐인가. ARF 회의에선 '금강산 피살 삭제' 파문으로 국내외로부터 고립을 자초했다. 과정이야 어떻했든 간에 정부 스스로가 삭제에 동의한만큼 이제 어디 가서도 '금강산 피살' 운운하기가 힘들어졌다. 보수진영에서조차 "정말 이 정도밖에 못하나"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을 지경이다.
외교 파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방한한 '일본인'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안 만났다. '의전상 격이 안 맞아' 또는 '일정상'이란 이유를 들었으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시절 모두 만났던 전례가 있는 만큼 국제무대에서 옹졸하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국제인권기구들과의 잇딴 충돌도 거센 후폭풍을 에고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에 이어 아시아인권단체들이 촛불 과잉진압을 조사하러 왔다가 법무부와 경찰청의 접견금지 등의 홀대를 받고 격노하며 단단히 벼루고 돌아갔다. 이들은 유엔 및 '국경없는기자회' 등 국제기구 및 언론단체들에게도 한국의 인권탄압을 조사할 것을 공개촉구했다. 자칫 한국이 인권후진국으로 전락할 판이며 경우에 따라선 국제인권단체들로부터 '한국제품 불매운동' 등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가 한국경제에까지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국제인권 파워를 너무 경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호재가 넝쿨째 굴러들어오자 당연히 야당들은 일제히 유명환 외교부장관, 김하중 통일부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들 분위기도 험악하면 더 험악했지, 결코 이보다 못하지 않다.
야당들은 차제에 '강만수 경제팀' 경질도 촉구하고 있다. 강 장관이 국회 현안질의 과정에 모르쇠와 강변으로 일관, 국민들과 야당들 화를 잔뜩 돋구워 놓았기 때문이다. 강만수 경제팀에 대해선 여당조차 불만이 폭발직전이다.
자유선진당 같은 경우는 내친 김에 한승수 국무총리 경질까지 요구하고 나섰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 등에 대한 야권의 경질 요구도 계속 거세다. 한마디로 말해 "싹 다시 바꾸라"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각료 3명을 '찔끔 개각'하며 "이제부터는 촛불을 끄고 경제살리기 횃불을 들 때"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불과 20일만에 각종 외교 실정 등으로 '2차 개각' 압력을 자초한 모양새가 됐다. 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내 소장파와 친박계 등 비주류에서도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이런 분위기로는 하반기에도 '정치적 아노미' 상태가 계속될 게 불을 보듯 훤하다.
앞서 지난 7일 단행한 개각은 쇠고기파동에 따른 개각이었다. 하지만 지금 직면한 2차 개각 압력은 외교-경제 실정이라는 '총체적 실정'이 초래한 것이다. 내용상으로는 심각성이 몇배나 더 중차대하다. 여기에다가 경제는 점점 가파르게 곤두박질치며 다수 국민의 불만은 무섭게 비증하고 있다.
지금 남해안에서 휴가중인 이명박 대통령의 심각한 접근이 요구되는 중차대한 상황 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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