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배신, 독도가 '영토분쟁 지역'?
미 국립지리원 표기 변경 파문, 일본에게 '독도외교' 또 참패
미 지명위원회가 '독도'라는 표기를 '리앙쿠르 암'으로 바꾼 데 이어, 독도를 특정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영토분쟁 지역으로 바꾼 사실이 미 지명위원회 홈페이지(http://geonames.usgs.gov)를 통해 26일 확인됐다.
미 지명위원회의 이번 변경은 일본의 치밀한 외교공세의 산물로 추정되며, 독도 문제에서 미국 정부 입장이 일본쪽으로 경사되기 시작한 증거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미 지명위원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리암쿠르 암의 다른 이름으로 종전에 독도(Tok-to)를 앞세웠던 것을 변경후에는 다케시마(일본이 부르는 독도명)를 앞세워, 이번 명칭 변경이 일본의 로비 결과임을 확신케 하고 있다.
미 지명위원회는 미국내 지명 표기 방식을 결정짓는 최상위 기관으로, 이번 독도 표기 변경으로 향후 미국내에선 독도가 영토분쟁 지역으로 잘못 인식되는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이번 행위는 종전의 입장과 180도 다른 것이어서 미국의 배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한 연합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후인 지난 1946년 1월 독도를 한국에 반환하는 군령을 발표했으며, 연합국의 <구일본 영토 처리에 관한 합의서>에도 분명 "독도는 한국 영토"라고 규정돼 있다. 또한 연합국은 샌프란시스코 '대(對)일본강화조약'에서 독도를 빼 독도가 한국영토임을 분명히 했었고, 유엔군 역시 독도를 한국 영토에 포함시켰었다.
하지만 일본이 얼마 전부터 독도 도발을 시작하자 미국정부는 양국간 분쟁에 끼어들지 않겠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더니, 이번엔 미국내 독도 표기를 분쟁지역으로 바꿈으로써 노골적인 친일적 태도를 노정하기에 이르렀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얼마 전 독도 문제에서 의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던 미국을 향해 "미국이 '우방'? '유방'을 잘못 표기한 게 아니냐"는 독설을 퍼부었던 것도 지나친 과장이 아님을 보여준 셈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우리정부 태도로, 외교부는 이같은 변경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당혹해하며 허둥지둥대고 있다.
외교부는 27일 "현재 독도가 한국령에서 분쟁구역으로 바뀐 경위를 파악중"이라며, "일단 주미 대사관을 통해 미국 지명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우리측 항의에 대해 미 지명위원회측은 "독도를 중립적인 명칭인 '리앙쿠르 암'으로 표기한다는 방침에 따라 데이터베이스를 단순 정리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과연 외교부가 향후 미국 정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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