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계속 기도하겠다"
"李대통령, 권위와 정직 등 너무나 큰 가치 잃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6일 닷새간의 단식 농성을 마무리짓고 서울광장에서 철수하며 발표한 성명을 통해 "어제 국민승리를 선언하는 뜻 깊은 날을 보내고 사제들이 단식기도를 멈추고 사목현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며 "여러분의 간곡한 부탁을 기억하며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저희가 깨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무슨 어려움이 있어도 좌절하지 마시고 우리사회가 공교육문제, 한반도 대운하, 한미FTA, 공기업과 의료민영화 등 중요 현안들을 다룰 때 당장의 이득이나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들을 우선 배려하는 공생공락의 가치를 선택하게 되도록 저마다 마음의 밭을 깊고 넓게 만들자"고 당부했다.
사제단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선 "정파의 이해나 사심에 갇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으시기 바란다"며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를 얻은 대신 국민의 사랑과 신뢰 그리고 대통령이 갖출 최소한의 권위와 정직 등 너무나 큰 가치들을 잃어버렸다"고 질타했다. 사제단은 또 "공안정국을 조성하여 국민을 위협하는 일이랑 그만 접으시기 바란다"며 "촛불집회와 관련한 연행과 수배, 구속 등의 모든 제재조치를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사제단은 조중동을 향해서도 "시국미사를 세속의 정치행위로 규정했던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의 언론이 이런 해묵은 비난을 반복하지 않도록 당부한다"며 "앞의 신문들은 1970, 80년대에 우리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때도 같은 논리로 권력을 편들어 봉사하면서 사제들의 헌신을 비난했다는 점을 상기시켜 드린다"고 꼬집었다.
사제단은 마지막으로 "우리의 궁극 관심사는 외국산 육류의 문제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소멸하게 되어 있는 정권의 존폐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우리가 궁리해야 할 참된 과제는 생명과 평화라는 절대가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사제단의 성명서 전문.
서울광장의 시국미사와 단식기도회를 마치면서
우리가 서울광장을 찾아와 미사를 봉헌하고 단식기도를 드렸던 것은 무참히 짓밟힌 국민의 존엄을 되살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다행히 지난 5일간의 거룩한 기도와 평화로운 거리행진을 통하여 참가자는 물론이고 이를 지켜 본 많은 국민들이 주권재민과 국민존엄을 외칠 새 힘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는 지혜롭고 활달한 국민 역량이 빚어낸 놀라운 결과이며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 국민승리를 선언하는 뜻 깊은 날을 보내고 사제들이 단식기도를 멈추고 사목현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광장을 떠나는 우리 마음에는 희망과 염려가 교차합니다. 그 동안 가슴에 새겨 두었던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광장에서 만났던 수많은 시민들에게 인사드립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간곡한 부탁을 기억하며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저희가 깨어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 또한 무슨 어려움이 있어도 좌절하지 마시고 우리사회가 공교육문제, 한반도 대운하, 한미FTA, 공기업과 의료민영화 등 중요 현안들을 다룰 때 당장의 이득이나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들을 우선 배려하는 공생공락의 가치를 선택하게 되도록 저마다 마음의 밭을 깊고 넓게 만듭시다.
둘째, 대통령에게 말씀드립니다. 정파의 이해나 사심에 갇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를 얻은 대신 국민의 사랑과 신뢰 그리고 대통령이 갖출 최소한의 권위와 정직 등 너무나 큰 가치들을 잃어버렸습니다. 어제는 국민 승리를 선언하는 날이었습니다. 부디 성경의 바오로 사도가 길을 가다가 겪은 일처럼 대통령님도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시민들의 물결 속에서 자신의 과오를 단박에 깨닫는 은총을 입으시길 기도합니다.
셋째, 그리스도인들에게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광장에 모였던 수 만 명의 시민들과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고 기도하면서 눈물과 감격을 맛보는 놀라운 체험을 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세기에 접어든 교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가진 것을 나눌 때 교회가 비로소 기쁨과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넷째, 시국미사를 세속의 정치행위로 규정했던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의 언론이 이런 해묵은 비난을 반복하지 않도록 당부합니다. 한국천주교회는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하면서 식민통치기 일제가 저지른 불의와 민족의 고통에 대해서 침묵하고 외면한 잘못을 반성했습니다. 예언자의 전통에 따라 공권력이 저지르는 무참한 폭력을 꾸짖고, 시민들을 위로했던 거룩한 전례를 정치참여로 모는 것은 독성(瀆聖)의 죄가 아닐 수 없으며 이웃의 상처를 싸매주도록 명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어긋나는 것임을 지적합니다. 앞의 신문들은 1970, 80년대에 우리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때도 같은 논리로 권력을 편들어 봉사하면서 사제들의 헌신을 비난했다는 점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다섯째, 우리 자신과 모두에게 말씀드립니다. 우리의 궁극 관심사는 외국산 육류의 문제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소멸하게 되어 있는 정권의 존폐는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가 궁리해야 할 참된 과제는 생명과 평화라는 절대가치의 문제입니다. 부의 욕망을 부추기는 정도의 국정지표는 우승열패(優勝劣敗)의 비인간화를 강요할 뿐 그 누구에게도 삶의 품위와 행복을 줄 수 없습니다. 촛불에 담긴 십자가의 영성처럼 밖으로는 어둠을 밝히고, 안으로는 욕망을 깨끗이 태워 없애는 거룩한 삶을 살아갑시다.
마지막으로 정부에게 당부합니다. 공안정국을 조성하여 국민을 위협하는 일이랑 그만 접으시기 바랍니다. 촛불집회와 관련한 연행과 수배, 구속 등의 모든 제재조치를 해제하고 부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 건강과 생명권 그리고 검역주권 회복을 위한 실질적 노력을 다함으로써 그 동안 학업과 생계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촛불을 들었던 학생과 시민들의 수고를 명예롭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8년 7월 6일 국민승리를 선언하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제단은 "무슨 어려움이 있어도 좌절하지 마시고 우리사회가 공교육문제, 한반도 대운하, 한미FTA, 공기업과 의료민영화 등 중요 현안들을 다룰 때 당장의 이득이나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들을 우선 배려하는 공생공락의 가치를 선택하게 되도록 저마다 마음의 밭을 깊고 넓게 만들자"고 당부했다.
사제단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선 "정파의 이해나 사심에 갇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으시기 바란다"며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를 얻은 대신 국민의 사랑과 신뢰 그리고 대통령이 갖출 최소한의 권위와 정직 등 너무나 큰 가치들을 잃어버렸다"고 질타했다. 사제단은 또 "공안정국을 조성하여 국민을 위협하는 일이랑 그만 접으시기 바란다"며 "촛불집회와 관련한 연행과 수배, 구속 등의 모든 제재조치를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사제단은 조중동을 향해서도 "시국미사를 세속의 정치행위로 규정했던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의 언론이 이런 해묵은 비난을 반복하지 않도록 당부한다"며 "앞의 신문들은 1970, 80년대에 우리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때도 같은 논리로 권력을 편들어 봉사하면서 사제들의 헌신을 비난했다는 점을 상기시켜 드린다"고 꼬집었다.
사제단은 마지막으로 "우리의 궁극 관심사는 외국산 육류의 문제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소멸하게 되어 있는 정권의 존폐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우리가 궁리해야 할 참된 과제는 생명과 평화라는 절대가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사제단의 성명서 전문.
서울광장의 시국미사와 단식기도회를 마치면서
우리가 서울광장을 찾아와 미사를 봉헌하고 단식기도를 드렸던 것은 무참히 짓밟힌 국민의 존엄을 되살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다행히 지난 5일간의 거룩한 기도와 평화로운 거리행진을 통하여 참가자는 물론이고 이를 지켜 본 많은 국민들이 주권재민과 국민존엄을 외칠 새 힘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는 지혜롭고 활달한 국민 역량이 빚어낸 놀라운 결과이며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 국민승리를 선언하는 뜻 깊은 날을 보내고 사제들이 단식기도를 멈추고 사목현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광장을 떠나는 우리 마음에는 희망과 염려가 교차합니다. 그 동안 가슴에 새겨 두었던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광장에서 만났던 수많은 시민들에게 인사드립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간곡한 부탁을 기억하며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저희가 깨어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 또한 무슨 어려움이 있어도 좌절하지 마시고 우리사회가 공교육문제, 한반도 대운하, 한미FTA, 공기업과 의료민영화 등 중요 현안들을 다룰 때 당장의 이득이나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들을 우선 배려하는 공생공락의 가치를 선택하게 되도록 저마다 마음의 밭을 깊고 넓게 만듭시다.
둘째, 대통령에게 말씀드립니다. 정파의 이해나 사심에 갇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를 얻은 대신 국민의 사랑과 신뢰 그리고 대통령이 갖출 최소한의 권위와 정직 등 너무나 큰 가치들을 잃어버렸습니다. 어제는 국민 승리를 선언하는 날이었습니다. 부디 성경의 바오로 사도가 길을 가다가 겪은 일처럼 대통령님도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시민들의 물결 속에서 자신의 과오를 단박에 깨닫는 은총을 입으시길 기도합니다.
셋째, 그리스도인들에게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광장에 모였던 수 만 명의 시민들과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고 기도하면서 눈물과 감격을 맛보는 놀라운 체험을 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세기에 접어든 교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가진 것을 나눌 때 교회가 비로소 기쁨과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넷째, 시국미사를 세속의 정치행위로 규정했던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의 언론이 이런 해묵은 비난을 반복하지 않도록 당부합니다. 한국천주교회는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하면서 식민통치기 일제가 저지른 불의와 민족의 고통에 대해서 침묵하고 외면한 잘못을 반성했습니다. 예언자의 전통에 따라 공권력이 저지르는 무참한 폭력을 꾸짖고, 시민들을 위로했던 거룩한 전례를 정치참여로 모는 것은 독성(瀆聖)의 죄가 아닐 수 없으며 이웃의 상처를 싸매주도록 명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어긋나는 것임을 지적합니다. 앞의 신문들은 1970, 80년대에 우리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때도 같은 논리로 권력을 편들어 봉사하면서 사제들의 헌신을 비난했다는 점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다섯째, 우리 자신과 모두에게 말씀드립니다. 우리의 궁극 관심사는 외국산 육류의 문제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소멸하게 되어 있는 정권의 존폐는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가 궁리해야 할 참된 과제는 생명과 평화라는 절대가치의 문제입니다. 부의 욕망을 부추기는 정도의 국정지표는 우승열패(優勝劣敗)의 비인간화를 강요할 뿐 그 누구에게도 삶의 품위와 행복을 줄 수 없습니다. 촛불에 담긴 십자가의 영성처럼 밖으로는 어둠을 밝히고, 안으로는 욕망을 깨끗이 태워 없애는 거룩한 삶을 살아갑시다.
마지막으로 정부에게 당부합니다. 공안정국을 조성하여 국민을 위협하는 일이랑 그만 접으시기 바랍니다. 촛불집회와 관련한 연행과 수배, 구속 등의 모든 제재조치를 해제하고 부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 건강과 생명권 그리고 검역주권 회복을 위한 실질적 노력을 다함으로써 그 동안 학업과 생계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촛불을 들었던 학생과 시민들의 수고를 명예롭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8년 7월 6일 국민승리를 선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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