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북, 레프코위츠 미 대북인권특사 개성 방문 허용

내달 중순 방문 이뤄질 듯. 북-미 직접대화 이어질까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인권문제 등을 거침없이 비판해온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 대북 인권특사의 개성행이 북한의 수용으로 다음달 중순께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레프코위츠 특사의 발언과 행보에 강력 반발해온 북한이 방북신청을 수용한 것은 북한의 북-미 직접대화 의지가 분명함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향후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 레프코위츠 특사 방북 전격허용

2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주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레프코위츠 특사의 방북 신청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서면으로 통보, 지난달 개성공단 방문의사를 밝혔던 레프코위츠 특사의 개성 방문이 조만간 성사될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뷰스앤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레프코위츠 특사가 현재 미국 국무부와 방북단 규모와 일정 등 세부사항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다음 달 중순께 당일 일정으로 방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듣고 있다"며 “(북측이 그의 방문을 허용한 것은) 북측도 개성공단의 성공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고 또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현실을 정확하게 보고갔으면 좋겠다는 관련국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 북한측의 통보에 대해 미국측이 방문시기와 방문자 수 등에 대한 논의를 끝낸 뒤 우리 측에 다시 통보해오는 내용에 따라 다시 북한과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며 “북측이 개성공단의 성공을 위해서는 미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 아래 그동안 비판적이었던 레프코위츠 특사의 방북에 대해 수용의사를 보인 데 따라 우리 당국도 레프코위츠 특사가 개성공단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레프코위츠 특사, 대표적 네오콘

레프코위츠 특사는 지난 3월과 4월 한 토론회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개성공단 노동자의 임금 및 노동환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개성공단을 우리 정부의 북한 '퍼주기'로 묘사하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인물로 미국의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토론회에서는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국제근로 기준에 맞지 않게 ‘노예 노동’을 하고 있으며 임금을 북한 정권에 탈취당하고 있다.”는 취지로 연설하며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과 투자의 북한 인권개선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는 “감시가 이뤄지지 않는 대북 지원을 통해 일부 정부가 사실상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개성공단 내에서의 노동착취 가능성이 있다”며 유엔의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통일부, 북한에 방북 결단 촉구

통일부는 당시 그의 개성공단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데 이어 실상을 알 수 있도록 개성공단 방문을 제안하는 한편, 북측에도 그의 방문을 수용하도록 촉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북측이 그의 방북을 받아들이는 데는 상당한 결심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레프코위츠 특사의 개성방문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대북 인권문제는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최대 쟁점중 하나인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돌파구가 열릴 지 주목되는 가운데 북한의 경제개혁.개방 전반에 대한 미국의 이해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지난달 24일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 연설에서“한국 통일부로부터 개성공단 방문초청을 받았다”면서“개성공단에서 국제노동권 기준이 지켜지는지 볼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해 개성공단 방문 추진에 긍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그러나 당시 연설에서도 “우리는 개성공단같은 사업에 대해 우려를 갖고있다”고 말하며 한국정부의 대북 지원·투자가 북한 인권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거듭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고경빈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은 지난 22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 "개성에서 북측 관계자들에게 '레프코위츠 특사의 개성공단 방문이 공단의 성공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니 반드시 성사되도록 노력하자'고 하니 북측 관계자들도 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레프코위츠 특사의 방북 시기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7월 중에는 실현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고 밝혀 북측의 방문 수용을 시사했었다.

정부는 올해 들어 미국 고위 인사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적극 주선해 왔고, 이에 따라 지난 3월에는 더글러스 앤더슨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자문위원과 주한 미대사관 직원 등이 미 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고 지난 2일에는 캐슬린 스티븐스 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가, 12일에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국대사를 포함한 76명의 주한 외교공관장이 각각 개성을 찾았다.

버시바우 대사는 개성에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개성공단의 발전상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면서 레프코위츠 특사의 개성공단 참관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대표적 네오콘인 레프코위츠의 방북을 허용한 것은 대포동 위기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북-미대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우회적으로 미국측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외교가에서는 레프코위츠의 방북이 허용될 경우 북한이 초청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차관보의 방북에도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