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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대란'에 뒤통수 맞은 한나라당 '당황'

"급식사고 때문에 국회 보이콧할 수도 없고..."

대형 식중독 사고가 발발하자 사학법 재개정을 이유로 '임시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던 한나라당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보이콧 노선을 계속 고수할 경우 정부여당의 비난공세는 물론, 국민여론도 비판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26일 오전 정부 중앙청사에서 가진 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사학법에 연동 처리하려는 의도때문에 급식 관련법 등 민생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며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한나라당을 정조준해 비판을 가했다. 열린우리당 등 정부여권도 마찬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런 비판에 일단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여야가 합의하고 대통령도 양보를 권유한 사학법 재개정 논란을 푸는 열쇠를 가진 쪽은 열린우리당"이라며 "사학법도 개정하고 민생법안도 처리하면 윈윈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내 분위기는 다르다. 이군현, 이주호, 고경화 의원 등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현재 국회 교육위에 계류 중인 학교급식법 개정안과 보건복지위에 계류 중인 식품안전기본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며 "관련 법규 개정 등을 통해 식약청, 지자체, 교육청 등 점검 및 조치내용을 상호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식품사범에 대한 단속과 행정처분의 일원화를 통한 일벌백계의 처벌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위 소속의 안명옥 의원도 이날 보건복지위 회의에서 "사학법 논쟁으로 파행시켰던 우리 국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여야가 대국민사과성명을 내야 하고 법 개정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대국민약속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학법 재개정과 국회 일정을 연계하는 당 지도부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지도부는 몇몇 시급한 민생관련 법안만 통과시키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으나, 이럴 경우 사학법 재개정 관철은 물건너갈 게 뻔해 지도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그러나 애당초 사학법과 국회 보이콧을 연계시킨 것 자체가 5.31지방선거 결과를 한나라당 승리로 자의적으로 해석한 '오만'의 결과라는 비판이 많아 과연 한나라당 지도부가 종전 방침을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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