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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퍼거슨 감독의 의리, 흔들리던 호날두 붙잡다

호날두 "퍼거슨 감독이 맨유 잔류 이유".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 일축

"퍼거슨 감독이 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남는 이유."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내며 최근 제기된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설을 일축했다.

19일자 영국 주간지 <뉴스 오브 더 월드>는 “호날두가 ‘(퍼거슨) 감독은 내가 맨유에 남는 이유다. 그는 이번 시즌뿐 아니라 이전에도 나를 많이 도와줬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호날두, 지난달 말 스페인 언론에 이적 관련 묘한 여운 남겨

호날두의 이날 발언은 그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FC바르셀로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승리한 직후 인터뷰에서 스페인 취재진이 프리메라리가 이적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내 자신의 장래에 대해서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뒤에 말하겠다"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던 것과는 대조적인 내용이다.

당분간 퍼거슨 감독이 은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던 점을 감안한다면 호날두는 이번 발언으로 최소한 자신의 계약기간이 끝날때까지는 맨유에 남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호날두가 이처럼 퍼거슨 감독에 대한 무한한 충성심을 드러낸 배경은 그가 발언중에 '그(퍼거슨 감독)는 이번 시즌뿐 아니라 이전에도 나를 많이 도와줬다’고 말한 대목에 힌트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퍼거슨 감독, 독일월드컵 8강 '루니퇴장사건'으로 곤경처한 호날두에 세심한 배려

사실 호날두는 이미 2년전 맨유를 떠날 수도 있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8강전에서 포르투갈과 잉글랜드가 맞붙었을 당시 포르투갈 대표로 출전했던 호날두는 경기중 팀 동료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스트라이커 루니의 퇴장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대회 종료 직후 잉글랜드 팬들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지목되어 테러위협까지 당하는 상황에 처했고, 맨유는 물론 잉글랜드를 떠날 것으로 예상됐었다.

당시 유럽 언론들에 따르면 호날두가 평소에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기를 희망했던 것이 사실이었고, 특히 독일월드컵 8강전 직전에도 이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랬던 상황에서 '루나 퇴장 사건'이 발생했고, 호날두의 이적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무것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때 적극적으로 호날두를 감싸고 그가 팀에서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보살펴준 이가 바로 퍼거슨 감독이다. 그리고 결국 호날두는 맨유에 남았고, 이후 맨유의 EPL 2연패를 이끌었고, 2006-2007시즌 EPL 어시스트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시즌 득점왕과 함께 두 시즌 연속으로 EPL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호날두에게 이런 성공을 안겨준 것은 결국 퍼거슨 감독이 보여준 의리인 셈이다.

물론 퍼거슨 감독의 당시 행동이 순전히 의리에 의한 것으로만은 볼 수 없다. 전력에 보템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어떤 선수라도 내칠 수 있는 냉정함을 지닌 인물이 퍼거슨 감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국 당시 퍼거슨 감독의 언행은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지닌 호날두를 놓칠 수 없다는 다분히 계산된 행동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결국 그런 부분이 호날두를 잔류 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됐고, 퍼거슨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맨유의 황금기를 이끌 수 있는 탄탄한 발판을 확보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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