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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 '오만한' 앙리 vs '자성하는' 지단

앙리 '한국팀 평가절하' vs 지단 '노쇠한 체력 때문'

한국팀에 막판 동점골을 내주며 16강전 탈락 위기에 놓인 프랑스선수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커다란 좌절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첫 골을 넣은 티에리 앙리는 좌절감과 짜증이 뒤섞인 표정으로 한국팀이 위협적이지 않았다고 평가절하한 반면, 주장인 지네딘 지단은 프랑스팀의 노쇠한 체력에서 무승부의 원인을 찾는 등 상반된 평가를 보여 프랑스 팀웍의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앙리 "한국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는데 무승부라니..."

이날 전반 9분 선제골을 넣었던 티에리 앙리(29.아스날)는 19일(한국시간) 벌어진 독일월드컵축구 조별리그 G조 2차전 한국과 경기가 끝난 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멍청한 골에 당했다. 한국 선수들은 위협적이지 못했지만 멍청한 골을 허용했다"며 "우리는 이길 기회가 있었다. 기회를 만들어냈고 전방에서 열심히 뛰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매우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앙리는 "우리는 2002년과 완전히 달랐다"며 "그 때 우리는 아무 것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전방에서 더 나은 모습을 많이 보였고 조직력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전에 비해 프랑스는 훨씬 좋은 경기를 한 반면 한국선수들이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것은 정말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그러나 우리는 토고전에서 승리할 경우 16강전 진출에 매우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프랑스선수단 내에 긴장감이나 화를 내는 모습이나 신경질적인 반응도 없다”면서 “우리가 매우 침착한 모습을 보였고 수비를 잘했음에도 막판에 실점을 한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단 "두번째 골 나오지 않아 불안"

이날 경고를 받아 토고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돼 프랑스의 16강전 진출이 좌절될 경우 사실상 월드컵 무대를 은퇴하는 지네딘 지단(34.레알 마드리드)은 그러나 앙리와 상반된 평가를 했다.

지단은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길 경기를 졌다”며 "두 번째 골만 넣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게 나오지 않아서 만회골을 먹을까 불안했었다"고 경기 후반에 느꼈던 위기감을 토로했다.

지단은 "2-0으로 우리가 이겼어야 했다"며 "후반전에 우리가 헤맨 건 사실이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전반과 같은 압박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단은 그러면서도 "프랑스는 (G조 최종전 상대인)토고를 이겨 16강에 진출할 것이다"며 "중요한 건 우리가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말루다 "후반전 어려웠던 건 한국팀의 끈질긴 플레이 탓"

미드필더 플로랑 말루다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초반 한국전에서 출발은 좋았고 우위를 잘 지켜나갔다"며 "그러나 후반전에 잘 할 수가 없었는데, 이는 한국선수들이 끈질기게 경기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의미한다”며 한국팀의 강인한 정신력에 기반한 플레이를 높이 평가했다.

프랑스프로축구 올림피크 리옹 소속으로 이번 월드컵 유럽 예선 기간 중에 대표팀에 선발된 미드필더 말루다는 “우리는 이제 토고전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경기는 이제 과거임으로 프랑스는 이제 이를 극복해야만 한다”고 토고전에 온힘을 쏟을 것임을 밝혔다.

공격수 파트릭 비에라는 “경기 초반 경기를 무척 잘 풀어나갔고 선수들의 체력도 매우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무승부를 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무척 힘들다”며 “우리는 10분여를 남겨두고 실점했는데 그 결과가 엄청나게 아픈 상황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으로 프랑스의 1998년 월드컵, 2000년 유로컵 우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비에라는 “우리가 스위스전보다 훨씬 좋은 플레이를 했음에도 동점에 그쳤다는 사실이 좌절스럽지만 그러나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며 “우리는 남은 한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일단 스위스-토고 경기를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으로 94년 미국월드컵부터 국제대회만 116회째 출장한 노장 수비수 릴리앙 튀랑은 “결국 모든 것이 프랑스의 편으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며 "탈의실에서 선수들은 모두 실망스러워했다. 이제 그 상황에서 선수들이 빨리 벗어나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많은 기회를 창출해냈고 스위스전보다 훨씬 나은 경기를 했으며 상대인 한국보다 훨씬 경기를 잘했다는 점을 주목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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