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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구단들, '판정 피해망상증'에서 벗어나야

도 넘은 판정불신에 K리그 심판진 긍정적 변화의욕 저하 우려

올시즌 K리그에서 한동안 잠잠하던 심판 판정시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시즌 개막전 K리그14개 구단 감독들은 물론 선수들까지도 이구동성으로 페어플레이를 강조했고, 심판진들도 빠른 경기진행과 판정에 대한 신뢰회복을 다짐, 시즌 초반 K리그는 파울수가 줄어들고 실제 경기시간이 늘어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그 결과 올시즌 K리그는 흥행과 경기내용면에서 지난 시즌보다 분명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몇몇 경기에서 나온 판정에 대해 해당 팀의 감독들이 공공연하게 불신감을 드러내고, 심핀진들도 선수들간의 물리적 충돌, 도를 넘은 판정항의에 대해 시즌 이전 약속했던 단호한 대처에 미숙함을 드러내며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판정시비와 그 이후의 과정을 들여다 보면 구단과 심핀들간의 불신 내부에는 각 구단들의 판정 불이익에 대한 뿌리깊은 피해망상증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방 도(시)민구단들은 심판들이 이른바 '수도권 빅3'팀들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고 하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져오고 있으며 수도권팀들은 그들 나름대로 심판들로부터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벤치에서 보고 있으면 심핀들끼리 신호를 보내는 게 다 보인다"거나 "수도권팀이 지고 있는 상황을 심판들이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일선 감독들도 있다.

유럽 빅리그의 감독들도 물론 경기 직후 판정에 대한 불만을 초로하기는 하나 K리그 감독들처럼 심판들에 대해 맹목적인 불신을 표시하거나 감정대립을 유발시키거나 하지는 않는다. 최소한 심판들이 가지고 있는 권한과 권위는 인정한다는 말이다.

물론 K리그 심판진 내부에서도 구단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불만들을 모르지 않으며, 현재 일부 심판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다.

이재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일부 심판들이 맞붙는 팀들간의 전력차라든지, 스코어 상황에 따라 소신있는 판정을 내리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힌바 있다.

올시즌 K리그는 한마디로 과도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그라운드 폭력문제나 판정시비로 그동안 K리그 내부의 각종 문제점들이 쏟아져 나오며 올시즌 K리그 구성원 각자가 '한 번 잘해보자'는 좋은 마음에서 여러가지 개선책을 내놓고 그에 대한 실천을 하나하나 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심판 판정 역시 이 과정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어드밴티지룰의 적극 적용, 인저리 타임의 철저한 적용, 불필요한 파울선언 자제 등 올시즌 K리그 심판들의 변화를 향한 각종의 노력이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일련의 판정시비로 인해 실천의욕을 상실하거나 후퇴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과거 미숙한 심판 판정에 피해를 봤던 구단들이나 그 결과로 큰 실망을 안았던 팬들도 이번 만큼은 '판정 피해망상증'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변화를 향한 K리그 심판진들의 노력을 믿고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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